[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프로야구 MVP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빛날까.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4경기 만에 빅리그 첫승을 올렸다.
페디는 앞서 2017~2022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뛰었다. 특히 2021~2022년에는 각각 29번, 27번 선발등판하며 주축 투수 역할을 했다. 빅리그 통산 22승 중 2년간 13승(22패)를 올렸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5점대, 심지어 2022년은 5점대 후반이었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부상 이탈로 나락에 처한 워싱턴의 이른바 '탱킹형 선발'이었다. 저렴한 연봉(2022년 215만 달러)에 매 경기 최대한 이닝을 먹어주는 게 페디의 임무였다. 그리고 워싱턴은 페디가 연봉조정 자격을 얻자 가차 없이 방출했다.
페디가 어떤 마음으로 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뛰었을지를 짐작케 한다.
굳은 각오로 한국에 온 페디는 2022년 강렬한 스위퍼를 앞세워 20승6패 180⅓이닝 평균자책점 2.00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KBO리그를 제패했다. 시즌을 마치고 금의환향 한 그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하며 빅리그에 복귀했다. 2년 1500만 달러. 4배 가까이 뛴 몸값이다.
하지만 올해 페디의 역할도 '탱킹형 선발'에 가까웠다. 시카고는 지난해 팀 앤더슨, 야스마니 그랜달, 키넌 미들턴, 딜런 시즈, 리암 핸드릭스 등 주축 선수들을 다수 내보내며 탱킹 시즌을 택한 상황. 대신 페디와 역시 KBO리그 출신인 크리스 플렉센을 선발에 포함시켰다.
애정 어린 눈으로 페디를 지켜본 팀의 현 상황과 최대한 많은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며 빅리그에서 가치를 어필해야 하는 페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출발한 올시즌, 페디의 시즌 초 출발은 좋지 못했다. 첫 등판이었던 3월 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을 채 채우지 못했고(4⅔이닝 2실점), 4월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 상대론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4월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에겐 홈런 3방을 허용하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18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의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5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날 페디는 3안타 3볼넷을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상대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팀도 2대1로 승리, 페디의 승리를 지켜냈다.
페디의 평균자책점도 3.10까지 내려갔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승리로 6연패에서 탈출했지만, 그래도 시즌 3승15패에 불과하다.
페디는 1회 2사 후 2연속 볼넷을 허용했지만,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 5회까지 단 한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투를 펼쳤다.
페디는 6회 2사 1루에서 2루타, 볼넷을 허용한 뒤 아쉽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완성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음 투수가 잘 막아준 덕분에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한국에서 맹위를 떨쳤던 페디의 각도 큰 스위퍼는 미국에서도 유효한 모습.
KBO리그에서 업그레이드 돼 역수출 된 페디. 그가 새로운 길을 모색중인 화이트삭스를 이끄는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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