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수원 KT가 벼랑 끝 대반격에 성공했다.
KT는 22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벌어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서 창원 LG를 89대80으로 무찔렀다.
이로써 2승2패를 나눠가진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운명은 24일 최종 5차전에서 가리게 됐다.
끝내려는 LG,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싶은 KT. 경기 시작 전 라커룸 미디어 미팅에서 만난 두 감독은 딱히 할 얘기가 없는 표정이었다. '무조건 승리'라는 외마디가 머리 속에서 맴돌 뿐이었다.
'승리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서는 두 팀 감독의 속마음이 갈렸다. 송영진 KT 감독은 '투쟁심'을 강조했다. "플레이오프라 경기가 거칠다는 얘기가 있지만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 파울을 하더라도 강하게 부딪히고 맞서라고 주문했다." 아무래도 궁지에 몰려 있다 보니 '이판사판' 반격 펀치에 성공하겠다고 단단히 벼른 표정이었다.
이에 반해 조상현 LG 감독은 '평상심'을 앞세웠다. 4강 3차전까지를 돌이켜 보면 공격 전술 등에서 훈련때 준비해왔던 대로,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 같다는 조 감독은 "마레이에서 파생된 공격 찬스에서 자신감있게 슈팅하는 등 준비한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두 팀 사이에서 공통으로 통용된 인사말이 있었다. "창원에서 봅시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다음 경기 장소는 창원이었다. 만약 KT가 승리해 5차전으로 갈 경우는 물론, LG가 승리해 챔프전에 진출할 경우 1차전 장소가 정규리그 상위팀 LG의 홈 창원이었기 때문이다.
동상이몽 '창원'을 마음에 품고 맞이한 운명의 4차전, 시작은 KT의 승리였다. 송 감독이 강조한대로 선수들은 투쟁심으로 똘똘 뭉쳤다. 매치업 과정에서 충돌하고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내가 넣지 못하면 너도 못넣게 하겠다'는 기세였다. 여기에 '리바운드 제왕' 아셈 마레이가 버티는 상대와의 리바운드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수비 전문가 문성곤이 1쿼터에만 리바운드 4개를 잡아줬고, 다른 선수들은 마레이가 쉽게 리바운드를 잡지 못하도록 협력 수비를 해 준 덕이었다.
1쿼터 27-24로 투쟁적인 기선 제압에 성공한 KT는 문정현 이현석 김준환 등 식스맨 로테이션을 적극 활용하며 2쿼터에서 LG의 반격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1옵션 용병 패리스 배스를 대신해 투입된 2옵션 마이클 에릭이 10점을 보태는 등 제몫을 톡톡히 했다. 2쿼터 종료 4.4초 전 악착 수비로 헌신하던 신인 문정현이 첫 두 자릿수 점수 차(48-37)를 이끄는 3점포까지 터뜨려주니 더 바랄 게 없었다. LG는 상대의 거센 반격 의지에 당황한 듯 슈팅 난조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배스가 경기 초반 평정심을 잃은 나머지 너무 일찍 파울 3개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은 경계 대상 1호 마레이도 2쿼터에 파울 3개를 범했다는 것이었다.
LG는 설상가상으로 3쿼터 58초 만에 마레이가 파울트러블(4파울)에 걸리는 최대 위기까지 맞았다. LG 벤치는 단테 커닝햄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LG는 '2쿼터의 에릭'같은 2옵션 활약을 커닝햄이 해 준 덕에 근근이 버텼다. 마레이가 없는 골밑을 마구 공략하는 KT에 맞서 3쿼터를 마쳤을 때 6점 차(62-68)로 좁힌 게 오히려 다행일 정도였다.
추격의 불씨를 살린 기대감도 잠시, LG에 재앙이 닥쳤다. 4쿼터를 7분48초나 남겨 놓고 마레이가 가로채기를 당한 뒤 U파울, 5반칙 퇴장한 것. 마레이를 몰아낸 이는 에이스 허훈이었다. "예전의 경기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송 감독의 걱정을 덜주려는 듯 허훈이 해결사 역할을 되찾았다.
마레이 결장 덕에 한결 가벼워진 배스는 종료 2분여 전 연속 3점슛으로 '위닝샷'을 장식하며 홈팬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두 팀은 장소를 창원으로 옮겨 오는 24일 최종 5차전을 치른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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