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글로벌 국부펀드에 매각하는 시나리오 있었다."
국내 1위 기획사 하이브가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에 대한 '경영권 탈취 의혹' 감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어도어의 경영진이 싱가포르투자청 등 글로벌 국부펀드에 회사 매각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머니투데이는 "어도어 L부대표가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매각하도록 하는 두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비교한 시나리오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최근 하이브에서 어도어로 이직한 L부대표 하이브 재직시절 확보한 재무, 계약 등 핵심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L부대표가 작성한 2가지 시나리오에서 첫 번째는 하이브가 보유한 지분을 글로벌 국부펀드 2곳이 인수토록 하는 방안이다. 거론된 국부펀드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다. PIF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엔터기업에 대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했다.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1103억원, 영업이익은 335억원. 2023년 말 기준 하이브는 어도어의 지분 80%의 가치를 228억원으로 책정했지만,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약 3000억원이 넘는 인수금액이 필요하다.
매체는 "특히 이 같은 검토안에는 현직 엔터 담당 애널리스트 A씨의 실명도 기재돼 있다"며 "해당 계획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한 애널리스트에게 타당성 분석을 요청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문건은 어도어 경영진이 단순히 경영권 탈취를 검토한 수준이 아니라 단계적인 실행을 하기 위해 구체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하이브가 어떻게 하면 어도어 지분을 매각할 것이냐'를 두고 방법을 고민한 것. 상장사인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외부 가치평가와 함께 내부 우호 세력이 필요해 해당 직원을 설득하거나 회유해 하이브가 가진 어도어 지분의 매각을 유도하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어도어가 독립하기 위해서 내부에도 우호적인 세력이 필요하다고 어도어 경영진이 판단한 것"이라며 "어도어가 다각도로 독립 선언할 준비를 추진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한편 하이브는 22일 어도어 경영진인 민희진 대표와 임원 L 씨 등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이브 감사팀은 이들 어도어 경영진이 대외비인 계약서를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이같은 감사권을 발동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측에 주주총회 소집 요구와 더불어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별도로 발송한 상태다.
하지만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 측은 "본질적인 문제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라고 반박했다. 자사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라면서 "어도어 및 그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희진 대표는 어도어 주식 18%(57만 3160주)를 보유해 어도어 2대 주주다. 앞서 지난해 1분기 하이브는 100% 보유 중이던 어도어의 지분을 80%로 줄였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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