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연극 '햄릿'서 공주로 설정…부새롬 연출 "지금 관객에게 더 와닿을 것"
배우 이봉련 "제 안의 편견 발견하고 깨나가는 시간"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햄릿'이 아주 오래전 쓰인 작품이다 보니 여성 혐오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그걸 덜어내고 싶던 차에 햄릿의 성별을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최근 개막한 국립극단 연극 '햄릿'의 부새롬 연출은 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햄릿 공주'를 내세우게 된 배경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작품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원작을 과감히 각색해 햄릿을 남자가 아닌 여자로 설정했다. 배우 이봉련이 이 역할을 맡았다.
햄릿의 상대역인 오필리어도 남성으로 바뀌었고, 길덴스턴, 호레이쇼, 마셀러스 등 햄릿 측근 인물들은 여성으로 등장한다.
부 연출은 "(각색을 맡은) 정진새 작가와 원작에서 느끼는 불편한 지점을 어떻게 불편하지 않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눴다"며 "'햄릿'이 쓰였을 때 영국은 여왕이 통치하고 있었으니, 햄릿도 공주일 수 있지 않나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관객들이 남성의 얼굴의 한 햄릿은 자연스레 많이 봐왔고 이젠 다른 얼굴인 여성 햄릿을 보고 싶어 할 것 같았다"면서 "대단한 결단을 내려서가 아니라, 관객이 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문화계에 부는 젠더 스와프(성별 전환) 열풍을 인식하고서 단순히 성별만 바꾼 것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관객이 억지스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봉련은 "(창작진이) 이번 '햄릿'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소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대중에게 햄릿은 남자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다 보니 그에게 햄릿 공주 역할은 큰 도전이었다.
이봉련은 "제가 학습해온 햄릿과 제가 가진 조건이 다른 만큼, 작품을 준비는 시간은 제 안의 편견을 발견하고 깨나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면서 "나중에 뒤돌아보면 이 작품을 한 게 천운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며 웃었다.
부 연출은 이봉련을 햄릿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연기를 너무 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맞으면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인데 쓰러지지 않고 버티면서 더 싸우려고 하는 느낌이 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햄릿'은 당초 2020년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으로 제작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오프라인 공연을 하지 못했다. 그간 온라인 공연만 선보이다가 지난 3일부터 처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부 연출은 초연과 비교에 이번 공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도 "시대가 변했기 때문인지 지금 관객에게 더 와닿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햄릿'이 수백 년간 읽히고 무대화된 희곡이다 보니 이를 독특하게 변주한 작품은 국립극단의 '햄릿' 이전에도 많이 나왔다.
특히 올해에는 노년 배우가 대거 등장한 신시컴퍼니의 연극, 신유청이 연출하는 예술의전당 연극까지 총 3가지 버전의 '햄릿'이 관객을 잇달아 찾고 있다.
부 연출은 "개인적으로 객석이 즐거울 거라 생각한다. 저희도 공연이 끝나면 다른 '햄릿'을 보러 갈 것"이라며 "관객들이 모든 '햄릿'을 다 관람하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고전을 무대에 올리면 관객들이 '어떻게 하나 한번 보자'하고 구경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게다가 '햄릿'은 워낙 유명하고 많이 무대화하는 작품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냥 관객들이 햄릿을 보며 함께 안타까워해 주시고 응원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잘 담아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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