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 늦었다고 생각해서…."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34)은 지난 1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8회초 정수빈의 센스가 빛났던 한 장면이 나왔다. 8회초 2사에 볼넷으로 골라낸 정수빈은 이후 허경민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투수 김강현이 시속 141㎞ 직구를 던졌고, 정수빈은 곧바로 2루로 내달렸다.
포수 정보근의 2루 송구가 정확했고, 타이밍 상 아웃이었다. 심판의 판정은 아웃. 정수빈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화면으로 본 결과 정수빈은 태그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왼팔을 위로 들었다. 절묘하게 태그를 피하면서 상대 수비수의 글러브가 몸에 닿기 전 베이스 터치를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9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데뷔 처음으로 도루왕에 올랐던 정수빈은 올해도 36개의 도루를 하면서 도루 3위에 올라있다. '도루왕'의 센스를 제대로 보여준 한 장면.
정수빈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도루 상황에 대해 "도루를 했는데 스타트가 늦었다. 출발하는 순간부터 정확하게 송구가 이뤄지면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라며 "뛰면서 공이 오면 피해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계산이 완벽하게 맞아들어간 만큼, 비디오판독은 확신 속에서 진행됐다. 정수빈은 "느꼈을 때는 무조건 세이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이 만점 주루 센스를 보여줬지만, 두산은 연장 10회말 빅터 레이예스에게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맞아 경기를 패배했다.
비록 경기는 잡지 못했지만, 정수빈의 기세는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정수빈은 18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 안타로 출루한 뒤 양석환의 홈런으로 득점에 성공해 전날 좋았던 감을 이어갔다.
울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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