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단체 10연패, 남자 단체 3연패에 성공한 한국 양궁은 2일 혼성전, 3일 여자 개인전, 4일 남자 개인전에 나선다. 한국 양궁은 금메달 3개를 목표로 하면서도, 내심 전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한국 양궁은 이미 2016년 리우대회에서 전종목 석권의 신화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혼성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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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현존 세계 최고의 궁사들이다. 김우진은 세계선수권에서 9개, 올림픽에서 3개,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임시현은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37년 만의 일이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단체전에서도 중압감이 큰 3번 주자를 맡아 흔들림없는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이끌었다. 평소 실력만 발휘하면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다. 둘은 올해 1, 2차 월드컵에서 한 조로 출격했다. 1차 월드컵 우승을 합작했다.
사격은 이번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대회 첫 날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혼성 10m 공기소총에서 은메달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이튿날엔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가 금-은을 합작했다. 만 16세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최연소 출전자인 반효진(대구체고)마저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반효진의 금메달은 한국의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라 더욱 뜻깊었다. 애초에 목표로 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제 금메달 3개-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2012년 런던 대회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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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에 눈길이 간다. 김예지는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알렸다. 특히 김예지는 최근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지난 바쿠월드컵 영상이 SNS에서 조회수 2600만을 넘었다. 냉철한 여전사 같은 모습에, 코끼리 인형을 달고 다니는 반전 매력까지 뽐내며 스타가 됐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까지 '사격 세계 챔피언이 액션 영화에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도 필요 없다'고 글을 올렸다. 이후 그의 영상이 SNS에서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김민종(24·양평군청)은 지난 5월 제대로 '사고'를 쳤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9년 만이었다. 김민종은 준결승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루카스 크르팔레크(체코)를 모로걸기 절반으로, 결승에선 도쿄 은메달리스트 조지아의 구람 투시슈빌리를 가로누르기 한판으로 꺾었다.
유도 남자 100㎏ 이상급은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이라 불린다. 해당 체급은 몸무게에 제한이 없어서 체격과 힘이 좋은 서양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기에 유리하다. 한국 유도는 올림픽 역사상 남자 최중량급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도쿄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9개 금메달을 쓸어 담았던 일본도 남자 100㎏ 이상급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메달 획득조차 실패했다.
김민종은 파리에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지난 도쿄대회에서는 코로나19로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여파로 16강 탈락했다. 절치부심한 김민종은 파리로 떠나며 "하늘이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고 고된 훈련을 버텼다. 이제 하늘이 뭔가를 선물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승부처는 4강으로 사이토 다쓰루(일본)를 만날 전망이다. '일본 최중량급 신성' 사이토는 1984년 LA, 1988년 서울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이다. 사이토만 넘는다면 금메달에 가까워진다. 한국 유도는 앞서 여자 57㎏급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은메달,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종은 한국 유도에 12년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