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쩌면 마음 한켠의 무거운 짐을 덜어낸 순간이었다. 경기를 마무리지은 순간, '장발 마무리'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한톨도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중시리즈 1차전에서 6대5, 1점차 대역전승을 거뒀다.
에이스 윌커슨이 출격한 경기에서 완전히 초반 기세를 내줬다. 하지만 1-5로 뒤지던 경기를 7회말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 병살타 후 나온 전준우의 동점 적시타로 5-5 원점으로 돌렸다.
8회말에는 나승엽의 역전 결승타가 나왔고, 9회초에는 지켜냈다.
특히 마지막 9회초는 말 그대로 영화나 드라마의 한장면을 연상케했다. 6-5로 앞선 경기, 롯데의 선택은 마무리 김원중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최근 5경기 연속 마무리 실패의 암흑 속에 갇혀있던 그다. 이날 세이브는 김원중 개인에겐 무려 39일만의 세이브였다.
이날도 혈투였다. 첫 타자 김주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했지만, 곧바로 고난이 시작됐다. 박민우 서호철의 연속 안타에 폭투까지 뒤따랐다. 데이비슨은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1점차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 상대는 NC를 대표하는 베테랑 클러치히터 권희동이었다.
김원중의 2구째 144㎞ 직구에 권희동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타구는 살짝 휘면서 3루수 머리 위로 날아갔다. 김원중은 맞는 순간 파울이라고 생각할 만큼 크게 휘는 타구였지만, 정확히 좌선상에 떨어질 적시타성 타구였다.
롯데 3루수가 최항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1m83의 최항이 결사적으로 뛰어올라 팔을 뻗었다. 권희동의 타구는 그림처럼 최항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산전수전 다 겪었을 3루주자 박민우가 순간 좌절할 만큼 서로에게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원중은 마지막 타자 김휘집을 느린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타수는 NC 출신 노진혁이 마무리지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김원중은 평소처럼 포효하지 않았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잠시나마 넋이 나간 듯한 얼굴로 그 순간을 만끽했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줘 역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중요한 순간 전준우의 2타점 동점타로 분위기를 가지고 왔고 나승엽의 결승타로 승기를 잡을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슈퍼캐치의 주인공도 잊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수비를 해준 최항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주인공은 긴 마음고생을 이겨낸 김원중이었다. 수장은 "힘든 상황에서도 전력투구로 승리를 지켜낸 김원중을 격려해주고 싶다"며 마무리를 보듬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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