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무조건 이겨야한다. 그동안 나는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는데, 요즘은 어떻게든 이기자는 마음이 더 크다."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15년을 뛰었다. 정훈(37)은 특유의 유머스러운 인터뷰 속에도 간절함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는 4일 부산 KT 위즈전에서 7대5로 역전승, 5위 KT에 2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살렸다.
KT 벤자민을 상대로 1-4 까지 뒤지던 경기를 기적처럼 뒤집었다. 그 중심에 베테랑 정훈이 있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다. 타격만큼이나 주루에도 결사적이다. 정훈은 5회말 1사 후 2루타로 출루, 박승욱의 적시타 때 폭풍 주루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냈다. 이어 2-4로 따라붙은 7회말에는 1타점 2루타로 전준우를 불러들이며 대역전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날 2루타 2개를 추가한 정훈은 개인 통산 200개째 2루타를 달성했다.
롯데는 8월 14승8패의 상승세를 탔고, 9월에도 2승1패를 기록중이다. 이에 대해 정훈은 "어떻게든 해보자, 이기자는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다보니 연패를 안가고 한경기 한경기 이겨가고 있다"고 돌아봤다.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선 5타석 연속 삼진으로 이미지를 구겼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삼진당했다면 KBO리그 역대 최초 단일 경기 6삼진이었다. 하지만 연장 12회초 2사 1,3루에서 결승타를 치며 인간극장 같은 드라마를 썼다. 상대 투수는 이전까지 정훈이 8타수 무안타 4삼진에 그쳤던 '천적' 박치국이었다.
정훈은 "그날 지명타자를 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데뷔 이래 처음 해봤다. 어디 갈 데가 없더라. 라커룸을 가기도 그렇고, 더그아웃에 있기도 그렇고"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셨다. 다행히 더 좋은 기운이 됐다"면서 "그 뒤로 감독님 피해다니기 바빴다. 동선 안 겹치게, 최대한 멀리멀리 다녔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지금 내가 전준우 형처럼 매일 나가서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더그아웃에서 어떻게든 더 보탬이 돼야 한다. 어린 친구들도 잘 따라주고, 내가 안타 하나 치면 더 기뻐해준다. 나도 정말 이기고 싶다."
정훈은 5회초 폭풍 실점 상황 이야기가 나오자 새삼 진지해졌다. 그는 "우리가 진짜로 치고 올라가려면, 그런 상황에 잘 대처해야 한다. 더 집중해야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8월 초까지만 해도 꽤나 멀어보였던 5강까지의 거리. 이젠 정말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정훈은 '방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제가 롯데에 오래 있어봤지 않나. 이럴때 말도 안되게 또 흔들리곤 한다. 경기수 같은 거 신경쓰지 않고, 남은 경기 다 이긴다는 생각 뿐이다. 우리 경기가 가장 많이 남았으니까, 한경기 한경기 집중하겠다. 오늘도 사실 컨디션이 썩 좋진 않았는데, 실전에선 결과가 좋았다. 나가게 되면 어떻게든 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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