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의 트레이드 마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전북 왕조를 완성한 최강희 감독이 2011년 미디어데이에서 "전북은 올해 닥치고 공격, '닥공'을 하겠다"고 언급한 이래, 전북의 동의어가 됐다. 한골을 넣으면 두골을 노리는게 전북의 색깔이었다. 닥공을 앞세운 전북은 전무후무한 정규리그 5연패를 포함, '전북 왕조'를 구축했다.
하지만 전북의 진짜 힘은 후방에서 나왔다. 5연패를 차지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북은 최소 실점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 5년간 전북의 경기당 평균 실점은 0점대였다. 2014년에는 단 22골만을 내주며 38경기 체제 역대 최소 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단단한 수비가 바탕이 되며, 전북의 공격은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4위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에도 전북은 수비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단 35골을 내주며 최소 실점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024시즌은 다르다. 무려 59골을 내주며 최다 실점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북이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내준 팀이 된 것은 암흑기였던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전북은 24경기에서 41골을 허용했다. 공격까지 터지지 않으며 단 49골을 넣는데 그친 전북은 올 시즌 골득실차 '-10'을 기록했다. 전북의 골득실차가 마이너스인 것은 역시 '-10'이었던 2006년 이후 18년만이다.
김두현 감독은 부임 후 포백을 완전히 새롭게 꾸리는 등 많은 공을 들였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이전까지 14경기에서 23골을 허용한 수비진은 김 감독 부임 후 치른 24경기에서 36골을 내줬다. 경기당 1.64실점에서 1.5실점으로 조금 나아졌을 뿐이다.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 전북은 결국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최악인 10위에 머물렀다.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행에 오르며 강등의 기로에 섰다.
실점의 1차 책임은 조직력과 집중력이다. 전북은 홍정호 박진섭 연제운 김진수 김태환 안현범 김태현 등 리그 정상급 수비수들을 보유했지만,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수비 불안이 커지자, 김 감독은 주전 포백을 고정시키며 조직력을 강화했고, 최근에는 공격력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아예 수비 라인을 뒤로 물러버렸다. 그럼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추가시간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전북은 59실점 중 16실점을 후반 추가시간에 내줬다. 제주, 인천, 광주가 전북 다음으로 후반 추가시간 실점이 많았는데, 7실점에 불과했다. 얼마나 전북의 집중력이 흔들렸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북이 승부처마다 주저 앉은 이유다.
이보다 더 주목할 것이 있다. 상대 대응이다. 과거에는 전북을 상대하면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북전에 백업을 가동하고, 다음 경기에 승부를 걸 곤 했다. 지금은 다르다. 각 팀들이 전북과 '정면 출동'하는 전략을 쓴다.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진다. 전북을 해볼만한 상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강이라는 아우라가 불과 두 시즌만에 무너져버렸다. 최다 실점이라는 기록 이면에 있는 전북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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