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대한축구협회(KFA) 회장직을 두고 12년 만에 투표가 진행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출마에 나선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어색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전통의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HD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코리아컵은 프로와 아마추어 팀 모두 참가해 한국 축구의 정상을 결정하는 대회다.
코리아컵으로 새롭게 이름을 바꾼 FA컵은 단판 승부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단 한 경기로 최고의 자리를 가리는 자리인만큼 중요한 자리를 빛낼 축구계 인사들도 함께 경기장을 채웠다.
코리아컵을 주최하는 KFA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도 자리했다. 깜짝 손님과 함께 어색한 만남이 성사됐다. 허정무 전 이사장이었다. 허 전 이사장은 코리아컵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이날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 허 전 이사장과 정몽규 회장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함께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킥오프 직전 조금 어색한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두 사람은 미소와 함께 악수로 인사했고, 곧바로 자리로 돌아가 경기를 지켜봤다.
허 전 이사장은 지난 25일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발표했다. 그는 "나는 오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 지금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다.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라며 "나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추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허 전 이사장은 해결 방안으로 '동행', '공정', '균형', '투명', 그리고 '육성' 다섯 가지를 제시하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협회다운 협회가 되도록 하겠다. 한국 축구는 세계 경쟁력을 갖고있다. 월드컵 16강이 아닌 8강과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라고 다짐을 전했다.
PSV 에인트호번에서 유럽 축구까지 경험했던 허 전 이사장은 행정가로서는 이미 2013년 KFA 부회장직에 이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도 일한 경험이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하나시티즌의 이사장으로서 구단을 이끌었다.
정몽규 회장도 앞서 28일 대한축구협회장 4선 연임 도전으로 가닥을 잡았다. 내달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를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4선 연임을 고민한 정 회장이 심사를 요청한 것은 사실상 출마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3연임 당시 정량, 정성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6점의 고득점을 받은 만큼 심의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회장도 지난 29일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후보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짧게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3회 연속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한 정 회장은 심사를 통과한다면 후보로 등록할 수 있고, 회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55대 회장을 맡게 된다.
회장 선거를 앞두고 코리아컵이라는 공식적인 무대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서 2파전 양상에 더 힘이 붙게 됐다. 12년 만에 대한축구협회장 자리를 두고 진행되는 투표는 오는 1월 8일 열리며, 12월 25일부터 사흘 동안 후보자 등록을 해야 입후보할 수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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