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난의 행군을 해온 페퍼저축은행이 드디어 '외국인 덕'을 볼 수 있을까.
연승은 끊겼다. 하지만 희망은 봤다. 외국인 선수 테일러가 6경기만에 시원한 공격력을 뽐냈다.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1~2세트 20득점 이후에도 끝까지 따라붙으며 흥국생명의 뒤를 서늘하게 했다. 그 선봉이 17득점, 공격성공률 51.5%를 기록한 테일러였다.
상대가 '블로킹 1위' 흥국생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블로킹 톱10에 투트쿠(1m91, 3위) 피치(1m83, 6위) 김수지(1m88, 8위) 3명을 올려놓은데다, 김연경(1m90)까지 있어 높이가 남다른 팀이다. 하지만 테일러는 한결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활용법이 다양해진 것도 눈에 띄었다. 윙에서의 단조로운 오픈에만 의존하지 않고, 퀵오픈과 후위공격, 중앙 후위공격(파이프)까지 마다않으며 상대 블로커진을 흔들었다.
지난 5경기 테일러의 공격 성공률은 29.8%에 불과했다. 201번의 공격 중 60번 성공에 그쳤다.
이날은 점유율 32%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51.5%(17/33)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비록 경기는 완패였지만, 코트 안팎을 오가며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에너제틱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테일러의 공격 성공률은 32.91%로 올랐다.
결국 주전 세터 이원정과의 호흡이 자리잡은 모양새다. 페퍼저축은행의 주전 아웃사이드히터 조합은 박정아와 이한비다. 타 팀에 뒤지지 않는 공격력을 지니고 있다. 테일러가 위력을 보여줄 경우 시너지 효과가 폭발할 수 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테일러에게 더 잘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려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제 그런 아쉬움이 보완되는 것 같다"며 "오늘 경기는 졌지만, 테일러의 좋은 활약은 큰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올시즌 페퍼저축은행은 전체 1순위 외인 자비치의 부진과 교체, 대체선수 테일러의 부진으로 사실상 한쪽 날개가 꺾인 배구를 해왔다.
시즌전 장위 한다혜 이예림 등을 보강한 페퍼저축은행을 향해 "올해는 일을 낼 수 있다"는 호평이 많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테일러의 존재감이 살아나고, 보다 리시브가 안정화되면서 중앙의 장위 활용도가 올라간다면, 언제든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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