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홈런의 짜릿한 손맛도 봤고, 팀의 대역전극도 이끌었다.
하지만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지난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에겐 첫 A대표팀 국제대회였다.
나승엽은 8타수 2안타(홈런 1) 1볼넷을 기록했다. 대만전에서 대타로 등장해 홈런을 쳤지만, 쿠바-일본전에선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도미니카전에선 8회말 안타를 치며 막판 대역전의 첨병 역할을 했다.
최근 부산에서 만난 나승엽은 "좋은 경험이었다. 많이 느낀 만큼 더 강해지겠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홈런을 제외하면 원하는대로 타격을 하지 못했다. 조급함이 컸다. 국제대회에서 너무 잘하려고 했다. 다음에 또 태극마크의 기회가 온다면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한 단계 올라선 한 해였다. 주전 1루수로 121경기 489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1푼2리 7홈런 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0을 기록했다.
특히 자로 잰듯한 선구안이 돋보였다. LG 트윈스 홍창기와 더불어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에 최적화 된 타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에 출루율 4할1푼1리를 기록했다. 홈런은 7개 뿐이지만, 2루타 35개(공동 5위) 3루타 4개(공동 7위)로 장타율도 4할6푼9리까지 끌어올렸다.
국제대회는 아직 ABS를 사용하지 않는다. 나승엽은 "차이가 없진 않지만, 상대도 같은 조건이니까, 우리가 맞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 선수들 중 가장 긴 시즌을 보냈지만, 올겨울 나승엽에게 휴식은 없다. 연말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 "여행 한번 다녀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 "난 아직 그럴 때 아니다. 올해 성적이 좀 잘 나왔다고 해서 긴장감을 늦추면 안된다.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 그다.
'자이언츠의 상징' 이대호는 롯데 야수진의 세대교체에 대해 "윤동희는 이미 국가대표 외야수고, 나승엽 황성빈 고승민 같은 어린 선수들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칭찬했다. 나승엽에 대해서도 "눈빛이 달라졌다.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약이 됐다"고 격려했다.
나승엽은 "롯데 하면 이대호 아닌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조언대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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