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초등학교 때 이후 코너킥이 직접 들어간 건 처음인 것같다."
영웅은 난세에 빛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프로 첫 코너킥 골이 나왔다. 토트넘의 카라바오컵 4강행을 이끈 '캡틴' 손흥민이 승부에 쐐기를 박은 눈부신 바나나킥 골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맨유와의 8강전 전반 15분, 후반 9분 도미닉 솔란케의 멀티골, 후반 1분 데얀 클루셉스키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편안하게 앞섰다. 지난 9월30일 리그 맞대결 때도 3대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10명의 부상자가 속출한 스쿼드, 아모림 감독의 맨유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은 선전이었다.
그러나 후반 아모림 감독의 교체 카드 가동 직후 판세가 바뀌었다. 특히 후반 18분, 후반 25분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잇달아 빌드업 실수를 저지르며 2골을 헌납했다. 순식간에 3-2로 쫓겼고 기세가 맨유로 넘어갔다. 맨유가 동점골을 향해 기세를 올리던 후반 43분 손흥민이 찬물을 끼얹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쏘아올린 코너킥이 거짓말처럼 골망 안으로 빨려들었다. 안갯속 4강행 희망을 다시 밝힌 '손샤인'다운 골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맨유 존 에반스에게 헤더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손흥민의 골이 사실상 결승골이었다. 토트넘이 4대3, 극적인 승리와 함께 4강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초등학교 때 코너킥 골 한번 넣어보고 아마 처음 넣은 것 같다. 프로에서도 코너킥을 많이 찼는데… 이게 직접 들어갔다. 운이 좋았다. 중요한 순간에 골로 팀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너무 붙였다 생각했는데 들어갔다. 사실 골을 노리고 찬 건 아니었다. 선수들이 많고 우왕좌왕 하다 보니 복잡한 상황 속에서 바로 골이 들어간 것 같다"고 겸손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절친 프레이저의 빌드업 과정에서 잇단 실수로 2골을 내준 후 손흥민은 동료들의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쉼없이 독려했다. 그런 투지와 투혼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손흥민은 "그런 순간일수록 경험 많은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북돋워주고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오늘 경기는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경기였다. 3-0으로 이기고 있다고 해서 안주할 게 아니라 우리만의 플레이를 하면서 더 잘했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준결승에 안착한 것이다. 오늘 경기를 잘 보면서 선수들이 잘 이해하면 좋겠다. 앞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경기"라고 평했다.
한편 이날 토트넘의 승리 직후 진행된 카라바오컵 준결승 조추첨에서 토트넘은 '리그 선두' 리버풀과 맞붙게 됐다. 아스널은 뉴캐슬과 맞붙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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