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 울컥하지 않았어요."
이시몬(33·삼성화재)은 지난 11일 경기 후 방송중계사 수훈 선수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 해도 될까요"라며 양해를 구했다.
이시몬은 "오늘 제 아들 생일이다. 보고 있을텐데 생일인 오늘 인터뷰를 해서 다행스럽고 기쁘다"라며 "태어나줘서 고맙고, 내 아들로 잘 커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하고 싶다. 또 와이프가 힘들게 낳았는데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값진 승리 뒤에 전한 아들을 향한 사랑이었다. 삼성화재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로 이겼다. 올 시즌 첫 대한항공전 승리다.
이날 이시몬은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했다. 2015~2016년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OK저축은행에 지명된 그는 2019~2020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고, 곧바로 부주장으로 선임됐다.
KOVO 컵대회 첫 경기에서 21득점 공격성공률 68%로 화려하게 삼성화재 신고식을 마친 그는 안정적인 리시브 실력을 바탕으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다.
꾸준한 선발 출전은 아니었지만, 이날 이시몬은 공격과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했다. 공격에서는 9득점 공격성공률 57.14%를 기록했고, 리시브 효율은 52.38%가 나왔다. 팀 내 공격수 중에서 유일하게 범실이 없었다.
이날 26득점 공격성공률 51.06%로 주포 역할을 한 김정호는 인터뷰 중 "오늘 (이)시몬이 형이 받쳐준 덕분"이라며 "시몬 이형이 코트에서 많이 빛날 수 없지만 배구하는 사람은 모두가 알 거 같다. 빛을 많이 못 받아도 꿋꿋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선수를 이끌고 있는 부주장"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시몬은 "오늘 경기하는 동안 코트 안에서 너무 즐거웠다. 또 즐겁게 같이 뛰어준 우리 팀 동료들과 스태프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겨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들의 생일에 나온 최고의 경기력. 그는 "솔직히 아들 생일이라서 더 잘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다만, 오랜만에 선발로 들어가는 경기라서 잘하고 싶었고, 감사한 마음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방송사 중계 인터뷰 중 중간 중간 이시몬의 목소리는 떨렸다. 특히 가족 이야기 때에는 그 떨림이 더했다. '울컥했나'라는 말에 이시몬은 "컵대회 인터뷰 때에도 울컥했다고 했는데 울컥하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다보니 하나하나 신중하게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그렇게 보인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팀의 봄배구는 다소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시몬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그는 "일단 우리가 봄배구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 그래도 많은 응원을 해주신 팬 덕분에 훈련도 열심히 하는 거 같다. 선수면 당연히 코트 안에서 미친듯이 뛰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미친듯이 뛰어다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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