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그저 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하다 생긴 불의의 사고인데.
LG 트윈스 구단, 팬들에게 13일 밤은 충격적이었다. 최하위팀 키움 히어로즈의 거센 추격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6-0으로 앞서다 6-6까지 쫓겼고, 9-6 9회초 만루 위기를 헌납하기도 했다. 이를 막아내고 이겼다.
하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리드오프이자 우익수 홍창기가 파울 플라이 타구를 처리하려다 1루수 김민수와 부딪히며 왼 무릎 부위를 다친 것. 충돌하자마자 홍창기가 고통스러워했고, 곧바로 구급차가 들어와 홍창기를 이송했다. LG 선수단은 승리에도 인터뷰조차 응하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큰 부상을 직감한 것.
팬들도 침통할 수밖에 없었다. 현 시점 팀 최고 스타 중 한 명. 유망주 꼬리표를 오래 떼지 못하다, 부동의 1번타자로 자리잡아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팬들이 큰 지지를 보냈다. 일단 홍창기가 없으면, LG 공격이 제대로 풀릴 수가 없다. 리그 최강의 출루머신. 그가 1번 자리에 있고, 없고는 LG 야구 완성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 선수가 장기 결장을 하게 된다면, 충격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분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는 모습이 보였다. 부상의 원인을 제공한 김민수에 대한 도 넘은 비난. 관련 영상 댓글이나, 야구와 LG 관련 게시판에는 홍창기 부상에 대한 슬픔을 넘어 김민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들이 넘쳤다. 심지어 김민수의 개인 SNS에도 입에 담지 못할 글을 올린 팬들도 있었다. 물론 이를 자중시키는 목소리가 더 많았지만 연봉, 실력 차이 등을 언급하며 비난하는 건 부상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물론 상황 자체에 대한 잘잘못을 따져볼 수는 있다. 누가 콜플레이를 실수했는지, 그 타구는 누가 잡아야 하는게 맞는지 등 말이다. 정말 냉정하게 보면 공을 역으로 따라가는 김민수보다, 타구를 보면서 내려오는 홍창기가 잡는게 맞는 판단일 수 있었다.
김민수는 이날 1군에 콜업돼 대수비로 나섰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의욕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 주포지션이 1루가 아니기에, 어려운 타구 처리가 미숙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건 김민수가 홍창기를 일부러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단 0.1%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하려다 난, 불의의 사고였다. 같은 팀원끼리의 잘잘못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김민수도 충돌 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했다.
홍창기의 부상도 안타깝지만, 앞으로 오래 야구를 해야할 김민수의 멘탈 관리도 필요해 보인다. 팬들도 좋아하고, 응원하는 스타 플레이어의 부상이 많이 안타깝겠지만 지나친 마녀사냥은 그 선수와 팀을 위한 일이 절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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