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정재근 기자] 취사병 출신 터미네이터가 KT의 희망이 됐다. 동시에 다른 팀에겐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KT 안현민의 주인공이다.
지난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포착한 장면이다.
KT 안현민이 친분이 있던 롯데 한현희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 외야로 향했다. 이 만남은 전날 경기의 연장선이었다.
안현민은 10일 롯데전에서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비거리 145m의 초대형 솔로포를 터트렸고, 7회에는 한현희에게 안타를 뽑아내는 등 5타수 4안타(1홈런)의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는 롯데가 8-5로 승리했지만, 안현민의 파괴력은 상대팀도 놀라게 했다. 한현희와 대화를 나누던 안현민을 롯데 주장 전준우가 불렀다.
마치 영화 속 터미네이터처럼 달려간 안현민의 허벅지를 전준우가 손으로 꾹꾹 눌러보며 감탄했다. 바위처럼 단단한 근육에 전준우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안현민은 14일 포항 삼성전에서도 결승 2루타와 쐐기 홈런을 터트리며 KT를 6연패의 늪에서 구해냈다.
지난달 30일 1군에 콜업된 안현민은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0, 6홈런, 17타점, OPS 1.344의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실 안현민은 지난해에도 KT 이강철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선수다.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8순위로 KT에 입단한 그는 첫 시즌을 2군에서 보낸 후 곧바로 군에 입대해 양구 21사단에서 취사병으로 현역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2월 KT로 복귀했다.
예비역 안현민은 우람한 근육질의 남자로 변신해 있었다.
6월 19일 1군 데뷔 7타석 만에 첫 홈런을 터트리며 이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지만, 며칠 후인 6월 23일 잠실 LG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손가락을 다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부상 이후 안현민은 긴 재활 과정을 거쳤다. 지난 겨울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가서 재활 훈련을 소화했고,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도 강도 높은 훈련을 모두 이겨냈다.
안현민의 목표는 소박하다. '최대한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다. 지난해 부상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이미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할 만큼 눈부시다. 터미네이터 같은 신체 능력과 폭발적인 타격 능력, 안현민이 KT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