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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이민정·류수영·선우용녀까지? 예능·유튜브는 ‘본명 시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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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프로그램을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꽁꽁 숨겨뒀던 본명까지 과감히 꺼내들었다.

최근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명과 유튜브 채널명에 자신의 이름들을 내걸기 시작했다. '류학생 어남선',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 '자유부인 한가인', '바로 그 고소영' 등 이름 석 자가 전면에 내세워진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과거 인기를 끌었던 신비주의나 이미지 유지보다 '진짜 나'를 보여주는 것이 더 큰 무기가 되면서 연예인들이 더 이상 '스타 같은' 활동명이나 거창한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명보다 자신의 이름 그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내세워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 배우 류수영과 이민정은 자신들의 이름이나 본명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류수영은 17일 자신의 본명 '어남선'을 내세운 예능 '류학생 어남선'을 통해 다시금 요리 예능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는 포르투갈, 시칠리아, 브루나이 등지에서 현지 식문화를 체험하며 "해외에서 편안하게 호의호식하는 예능처럼 비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메라 한 대로 수많은 골목들을 걸어다니고 현지 숙소 내 작은 부엌에서 직접 칼과 불을 다루며 담아낸 요리들을 선보여 진심을 증명할 예정이다.

이민정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KBS2 새 예능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걸었다. 이민정은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뜻깊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니 이름을 내건 것도 의미 있다"며 정을 주고받는 따뜻한 여행에 자신을 내던졌다. 여기에 남편 이병헌은 내레이션으로 힘을 보탰다고. 이와 관련 이민정은 "1박 2일 촬영에 가는 동안 육아를 전담해줘서 고맙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명 바람은 유튜브 세계에서 더욱 거세다.

이민정은 '가오정'외에 지난 3월 개인 유튜브 채널 '이민정 MJ'를 개설, 24만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신비주의' 대명사였던 한가인도 '자유부인 한가인'이라는 채널에서 숨겨왔던 성격과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내며 3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고 '고현정' 채널을 운영하는 고현정의 브이로그 조회 수는 130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손태영은 'Mrs. 뉴저지 손태영'으로 미국에서의 육아와 일상, 가족 이야기를 공유하며 유튜브 안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 활동은 줄었지만 소통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화제를 모은 인물은 배우 고소영이다. 채널명은 '바로 그 고소영'. 오랜 신비주의의 벽을 허물고 유튜브에 등장한 그는 티저 이후 7개의 영상을 빠르게 업로드하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구독자는 아직 4만명대지만 영상당 조회수는 10만을 넘기며 고정 팬층을 다지고 있다.

80세의 현역 여배우 선우용녀도 '순풍 선우용녀'라는 채널명으로 화려하게 유튜브에 데뷔했다. '매일 벤츠 몰고 호텔 조식 먹는 80세 선우용녀'라는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2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입소문을 탔다. 치매와 뇌경색을 이겨낸 삶의 태도와 "입으로 들어가는 건 비싼 걸 먹어라"는 특유의 화법은 대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자신의 실명과 본명까지 과감히 꺼내든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드라마와 영화 제작 편수 감소 등으로 대중들과 소통할 기회가 현저히 적어졌기 때문. 무엇보다도 '진짜 나'를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졌다는 시대적 흐름까지 더해졌다는 평가다.

'이름값'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 향후에도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처럼 프로그램명에 내세우는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