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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헥터 업그레이드 버전 같아" 18K 리그 원탑, ML 재입성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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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너무나 완벽한 연속 호투. 지금 KBO리그 최고 투수인 코디 폰세. 이대로만 간다면, 메이저리그 재입성도 꿈이 아니다.

한화 이글스 폰세는 17일 대전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그야말로 '원맨쇼'를 펼쳤다.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져있던 한화는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 선봉에 폰세가 섰다.

폰세는 1회부터 무서운 속도로 삼진을 잡아냈다. SSG 타자들도 폰세의 빠른 직구와 휘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처하려고 애썼지만, 전부 방망이가 헛돌았다.

1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폰세는 2회 2개, 3회 2개, 4회 4개, 5회 2개를 추가했다. 5회까지 거침없는 삼진 페이스를 선보인 폰세는 6회 이후로도 꺾이지 않았다. 6회 아웃 3개를 다시 전부 삼진으로 잡아냈고, 7회에도 삼진 2개를 추가했다.

7회까지 투구수 100개에 육박하는 상태에서 이미 KBO 외국인 선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종전 기록 14개)을 깼고, 8회에도 등판했다. 그리고 첫 타자 맥브룸을 삼진 처리하면서 17K, 다음 타자 최준우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18K가 완성됐다.

심지어는 이때까지 '노히트'였다. 볼넷 1개를 제외하면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하던 상황. 18탈삼진을 기록한 후, 투구수 100개를 훌쩍 넘긴 폰세가 안상현에게 첫 안타를 맞았고 이어 정준재에게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신범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면서 8회까지 책임졌다. 8이닝 2안타 18탈삼진 1볼넷 무실점. 한화는 1대0으로 승리하면서 연패도 끊고, 폰세에게 시즌 8번째 승리를 안겼다.

시즌 성적은 10경기 8승무패 평균자책점 1.48. 최근 7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22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2실점, 4월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것 외에는 전부 퀄리티스타트였다.

폰세는 현재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최저 1위(1.48), 다승 공동 1위(8승), 탈삼진 1위(93K)에 이름을 올렸다.

현 시점까지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임스 네일(KIA) 터커 데이비슨(롯데) 등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내용을 뜯어볼 수록 좋은 투수다.

한 구단 관계자는 폰세를 두고 "현재까지 단연 최고의 투수다. 헥터(전 KIA)와 비슷한데, 헥터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다. 구위가 당시 헥터보다 좋은데, 경기 운영 능력이 헥터만큼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6~2018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헥터 노에시는 2017시즌 20승을 거두면서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KBO리그에서 뛴 3년간 46승을 챙겼던 역대 손꼽히는 외국인 투수 중 한명이다. 그런데 지금 폰세가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당시 헥터 이상이라는 뜻이다.

이대로만 메이저리그 역수출도 꿈이 아니다. 폰세는 2020~2021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빅리그 경험을 했지만, 사실 빅리그에서 경쟁력이 높은 투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일본프로야구(NPB)에서 3시즌 동안 뛰며 아시아 야구 경험을 쌓은 것이 국내 팀들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올해 폰세는 오히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당시보다 더 빨라진 구속, 더 정교해진 변화구 구사력과 더불어 까다로운 아시아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 경험까지 장착해 그때보다 훨씬 경쟁력있는 투수로 변신했다. 1994년생으로 아직 30대 초반인 나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의 꿈을 다시 꿔볼 수 있는 활약이다. 딱 하나 우려되는 부분이 부상 이슈다. 폰세는 일본에서 뛴 3년 동안 단 한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최대 많이 던진 이닝이 2022시즌의 83⅓이닝이었다. 유리몸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전혀 불편한 부위 없이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다. 아프지만 않는다면, 에릭 페디(전 NC) 이상의 투수로 몬스터 시즌을 한국에서 보낼 수 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