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천하의 김택연이 1타자 상대 후 강판이라니…"힘든 날이었다. 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인터뷰]

by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깔끔한 세이브였다. 모처럼의 5아웃 세이브가 무겁기보단 신뢰로 다가왔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NC의 4연승을 저지하며 5대3,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경기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마운드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쳐서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것"이라며 타선에 대한 속상함도 숨기지 않았다.

"우리가 필요할 때 한번 쳐주는 게 아쉽다. 우리팀은 선취점을 냈을 때 승률이 굉장히 높다. 반대로 선취점을 내주면 승률이 많이 떨어진다. 그러니까 경기 초반이 정말 중요하다. 어제도 2회에 점수를 냈으면 분위기가 확 살았을 텐데, 거기서 득점을 못하면서 풀이 죽으면서 분위기가 침체됐다."

두산은 팀 분위기 일신을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주고 있다. 주전 유격수를 꿰찬 오명진이 리드오프까지 맡은 이날 경기 라인업이 대표적.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패하는데, 감독 입장에서 지켜만 볼 수 없으니 변화를 주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오명진이 1안타 1타점과 더불어 실책 2개를 저지른 점은 아쉬웠다. 대신 임종성이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공수에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이날도 득점권에서 약한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3번의 만루 찬스에서 병살타, 밀어내기, 희생플라이로 3점을 뽑는데 그쳤다. 다행히 선발 잭로그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역투했고, 이영하 박치국 김택연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잘 막았다.

특히 김택연은 8회 1사에 등판, 5아웃을 깔끔하게 범퇴 처리하는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KT 위즈전 안현민에게 허용한 동점포나 KIA 타이거즈전 4실점 등 최근 흐름이 좋지 못했고, 지난 23일 NC전에는 8회 등판 후 한타자(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준 뒤 곧바로 교체되는 등 마무리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그다.

경기 후 김택연은 "요즘 힘든 날도 많았고 어려운 날도 많았다. 코치님부터 전력분석원 형들, 또 팬들까지 주변의 도움과 응원이 컸다.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는데, 한 주의 마지막 날을 승리로 장식해서 기분좋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도 8회에 올라가면서 (최)지강이 형이 마무리로 나올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9회까지 던졌다. 컨디션 좋은 투수, 제일 강한 투수가 뒤로 가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원래 내 자리가 마무리였으니까, 난 내 자리를 지켜야한다. 이렇게 서로 잘하다보면 팀에게 플러스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회를 끝내고 내려오자마자 '9회에도 네가 올라간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도 김택연은 "언제든 지강이 형이 올라올 수 있다고 보고 한타자 한타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안현민 상대로는 직구만 10개 연속 투구하다 홈런을 허용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김택연은 "직구 비율은 높아도 되는데, 너무 직구만 연속으로 던진게 조금 후회된다. 초구 이후에 상대가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고 있는데 변화구를 하나 생각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앞으론 더 자신있게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NC전에 대해선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투수 입장에서 교체되는 게 기분 좋은 일도 아니고, 한타자만에 내려가다보니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나보다 더 좋은 카드(최지강)가 뒤에 있었고, 내가 볼넷을 줬기 때문에 교체된 거다. 내 준비가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작년에도 1년 내내 잘한게 아니고 굴곡이 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힘들지만, 이제 내 컨디션을 찾는데 한발짝 다가선 거 같다. 마인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내가 어떤 생각으로 던졌는지 돌아보고 있다. 덕분에 좀더 빠르게 반등을 할 수 있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워낙 좋은 타자들이 많다보니 마음처럼 잘 되진 않는다. 오늘도 김기연 형이 '오늘 정말 좋다'고 여러번 격려해준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