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끝내기를 가로막은 미친 수비, 덕분에 양팀 선발투수의 명품 투수전이 더욱 빛났다.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주중시리즈 1차전은 연장 11회 혈투 끝에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전날까지 두 팀은 승률 5할로 나란히 공동 5위를 기록중이었다. 이날 무승부를 기록한 양팀은 삼성 라이온즈에 밀려 나란히 6위로 밀려났다.
경기전 만난 양팀 사령탑은 서로의 마운드에 대한 든든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앤더슨-화이트-김광현의 1~3선발은 확실한 안정감이 있다. 또 올시즌을 이렇게 끌어온 건 (이로운-노경은-조병현의)불펜 덕분이다. 4~5선발이 조금 부침이 있으니, (1~3선발의)이길 수 있는 경기를 확실히 집중해서 따내려고 한다"고 했다.
NC는 연고지 문제로 괴로운 와중에도 5월 한달간 13승을 올리며 LG와 함께 월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호준 NC 감독은 "우린 고난에 강하다. 야구적으로도 강팀 상대로 더 잘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역시 외인 원투펀치 로건-라일리가 호조인데다 신민혁 등 토종 투수진도 인상적이다.
SSG 앤더슨은 최고 157㎞에 달하는 직구(51개)가 돋보였다. 여기에 커브(17개)와 체인지업)(18개)을 섞어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NC는 1회 손아섭, 2회 천재환, 3회 박민우, 4회 권희동, 5회 도태훈(2루타)까지 매회 안타를 쳤지만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다.
앤더슨은 6~7회를 3자범퇴로 끝낸 뒤 1루 홈응원석의 기립박수와 연호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최종 성적은 7이닝 동안 4사구 없이 5안타 무실점, 삼진 8개는 압도적이었던 무게감을 보여준다.
신민혁도 뒤지지 않았다. 스타일은 정반대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완급조절,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한다. 직구(13개)보다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27개) 포크볼(22개)를 두루 섞어던졌다.
1,3,4,5,6회까지 무려 다섯 이닝을 3자 범퇴로 마쳤다. 퍼펙트에 준하는 호투. 다만 2회말 1번이 아쉬웠다. 선두타자 한유섬에게 2루타, 고명준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가 됐고, 최준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진 정준재의 안타로 2사 1,2루가 됐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6회까지 단 3안타 1실점이었다.
SSG는 2회말 2사 1,2루에서 등장한 조형우를 시작으로 8회 2아웃이 된 정준재까지, 무려 18타자 연속 범타라는 굴욕에 직면했다. 공교롭게도 시작이었던 조형우에서 끝났다. 조형우는 NC 배재환의 147㎞ 직구를 몸에 맞아 출루, 길었던 출루 실패 행진을 끝냈다. 이어 대주자 홍대인이 2루를 훔쳤지만, 점수와 연결짓진 못했다.
NC는 앤더슨이 내려가자마자 8회초 동점을 만들었다. 8회초 SSG 노경은을 상대로 선두타자 도태훈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박민우의 안타로 무사 1,3루. 여기서 박민우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지만, 김주원이 SSG 내야진의 전진수비를 꿰뚫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NC 역시 SSG와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김주원의 도루와 박건우의 볼넷으로 2사 1,2루 역전 찬스를 잡았지만, 추가점은 내지 못했다.
SSG는 노경은에 이어 이로운, 조병현, 김민을 잇따라 투입하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NC 역시 7회 임정호를 시작으로 배재환 류진욱 김진호 손주환, 연장 11회말 2사 1루에서 전사민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무승부를 지켜냈다. 천재환의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 또한 '고난에 더 강해지는' NC의 힘을 잘 보여줬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