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더 이상 내가 할 말이 없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와 관련해 어떤 평가도 더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만큼 실망감이 크다. KT는 올 시즌 KT와 총액 150만 달러(약 20억원)에 재계약했다. 1선발로 선발진을 이끌어야 하는데, 쿠에바스는 현재 5선발보다도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방출 위기설까지 나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쿠에바스는 올해 12경기에서 2승5패, 64⅔이닝, 평균자책점 6.12에 그쳤다. 올 시즌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9명 가운데 압도적 꼴찌다. 세부 수치를 보면 부진할 수밖에 없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수)는 1.61, 피안타율은 0.291로 다 높은 편이다. 피홈런 수는 11개로 두산 최원준과 함께 공동 최하위다. 올해 두 자릿수 피홈런을 기록한 투수 자체가 쿠에바스와 최원준 둘뿐이다. 쿠에바스의 구위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처음 KT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도전한 2019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함께하고 있다. 쿠에바스의 사소한 습관부터 당연히 이 감독은 모르는 게 없다. 그래도 전에는 한두 번 조언을 하면 반영이 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어떤 조언을 해도 제자리다. 이 감독과 쿠에바스 서로 답답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이 감독은 "더 이상 내가 할 말이 없다. 다 해봐도 안 된다. 결론은 지금 실력이 안 되는 게 아니겠나. 나만 (조언을) 한 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도와주려고 다 했는데, 안 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KT는 2일 현재 시즌 성적 30승26패3무로 5위다. 4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0.5경기차. 3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1경기차에 불과하다. 여기서 더 치고 올라가야 5강 경쟁에서 유리해질 수 있는데, 그러려면 확실한 1선발의 힘이 절실하다. 오원석-소형준-고영표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시즌 내내 탄탄했고, 잠시 부침을 겪었던 엔마누엘 데 헤수스는 최근 페이스를 되찾으며 이 감독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이제 쿠에바스만 제 몫을 해내면 된다. 아니면 KT도 결단을 내릴 준비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줄 여유는 없다고 했다. 쿠에바스가 일단은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돌면서 선발투수의 몫만 해줘도 된다고 했다.
쿠에바스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5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25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기에 6월 첫 경기에서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을 텐데, 하필 상대 선발투수가 올해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코디 폰세다.
폰세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8승무패, 79이닝,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하며 한화의 전반기 돌풍을 이끌고 있다. WHIP 0.87, 피안타율 0.182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삼진 105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19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현재 세 자릿수 탈삼진 투수는 폰세가 유일하다. 평균자책점, 다승, 이닝, 삼진 등 모든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말 그대로 괴물이다.
위기의 쿠에바스는 괴물과 선발 맞대결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쿠에바스는 올해 한화 상대로 1경기에 등판해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폰세는 올해 KT 상대로 이미 2경기에 등판해 1승, 12이닝,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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