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26)는 트레이드로 인생 역전 신화를 쓰고 있다. 내친김에 생애 첫 올스타까지 노린다.
KBO는 2일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출전할 베스트12 후보 1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전민재는 롯데 대표로 드림올스타 유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이재현, 두산 오명진, KT 권동진, SSG 박성한과 함께 드림올스타 유격수 자리를 두고 치열한 투표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전민재는 대전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40순위로 두산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유격수로 빼어난 수비를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1군 붙박이로 두기에는 타격이 부족했다. 2군에서 담금질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군 문제부터 해결하며 잠시 머리를 비우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2023년까지 1군에서 한 시즌에 50타석도 서지 못했던 전민재는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두산은 당시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현 은퇴)의 후계자를 찾으려 애를 썼는데, 이유찬 박준영 등 먼저 기회를 받은 선수들이 주춤하면서 전민재에게도 기회가 왔다. 전민재는 유격수 또는 2루수로 무려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6(248타수 61안타), 2홈런, 32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이었고, 이때의 활약이 롯데에 눈도장을 찍는 계기가 됐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23년 1라운드 출신 대형 유망주 외야수 김민석을 두산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전민재와 투수 정철원을 받아왔다. 트레이드 당시에는 2022년 신인왕 출신인 정철원 영입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진짜 복덩이는 전민재였다.
전민재는 올해 44경기에서 타율 0.377(146타수 55안타), 2홈런, 19타점, OPS 0.907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헤드샷 부상으로 17일 정도 자리를 비웠던 시간이 아쉬웠을 정도로 시즌 내내 페이스가 좋다. 롯데는 2일 현재 팀 타율 0.286로 리그 1위인데, 그 팀의 타격 1위가 전민재니 부가 설명은 더 필요 없을 듯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전민재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타격보다도 수비다. 김 감독은 올해 전민재의 활약상을 되돌아보면서 "(전)민재가 이 정도로 할 줄은 몰랐다. 내가 두산에 있을 때는 어릴 때라 얼어서 제대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없었다. 수비 움직임에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잘해 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민재는 프로 데뷔 8년 만에 인생 역전 신화를 쓰고 있는 가운데 생애 첫 올스타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베스트12는 팬 투표 70%에 선수단 투표 30%를 합산한다. 투표는 오는 22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되고, 최종 집계 결과는 오는 23일 발표한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