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2일 자진 사퇴했다. 시즌 58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신인 감독 역대 최고 대우였는데, 불명예 퇴장을 하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세 시즌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부임하고 두산은 2023년 5위, 2024년 4위로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그러나 2023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14로 패하면서 단 한 경기 만에 탈락했고, 지난해는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전 전패로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래 역대 최초 4위팀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이 감독은 올해 반등을 다짐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회장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를 방문해 "4,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베어스다운 야구를 펼쳐달라"며 선수단에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두산은 2일 현재 시즌 성적 23승32패3무로 9위로 처져 있다. 역대급으로 치열한 중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8위 NC 다이노스와 3경기차로 벌어지면서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2할 승률로 부진한 리그 최하위팀 키움 히어로즈에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게 결정타였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키움과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9대4로 승리했지만, 지난달 31일과 1일 경기에서 이틀 연속 0대1 영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결국 이 감독은 키움과 시리즈를 끝으로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한편 3일 잠실 KIA전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