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만년 후보가 월간 MVP 후보로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트레이드 초대박 성공 사례를 써내려가고있는 오원석이다.
지난해 10월 31일 KT 위즈와 SSG 랜더스가 김민과 오원석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SG는 차세대 김광현이라고 불리던 좌완 선발 요원을 내보내고, 불펜 요원 김민을 받아오는 결단을 내렸다.
아깝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1차지명 출신인데다 이제 24세인 젊은 선발 투수. 그것도 SSG가 4년 동안 거의 풀타임 선발로 경험치를 먹이며 애지중지 키웠던 투수라 더욱 트레이드 자체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선들이 많았다. 오원석 역시 트레이드 통보를 받은 직후 충격과 슬픔 속에서 팀을 떠났다.
SSG는 오원석을 트레이드할 당시 "환경을 바꾸면 분명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투수"라고 보면서도 4년간의 시간동안 충분한 기회를 줬기 때문에 미련없이 보낼 수 있었다.
그런 오원석이 트레이드 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그는 2일까지 11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51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은 50개, 볼넷은 27개로 절반에 불과하다. 좋은 구위를 갖췄지만, 늘 제구에 대한 고민을 안고있었던 오원석이 이적 후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5월 성적은 압도적이다. 5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5회 이전에 강판된 경기는 한번도 없고, 27⅔이닝 동안 7실점(6자책)을 허용하면서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했다.
오원석은 KBO리그 5월 MVP 후보로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KBO가 2일 발표한 월간 MVP 후보는 총 6명. 오원석과 SSG 앤더슨, 한화 폰세, KIA 최형우, 삼성 디아즈, KT 안현민이다. 그중 투수는 3명이고, 국내 투수로는 오원석이 유일하게 MVP 후보 조건이 부합했다.
KT 이강철 감독도 오원석을 매번 흐뭇하게 지켜본다. 이 감독은 "나도 잘은 모르지만 심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고 한다. 이전에는 볼넷이 문제였는데, 지금은 볼넷을 중요할때 거의 안준다. 아주 잘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꿈의 10승'도 머지 않았다. 오원석은 데뷔 후 매년 목표를 10승으로 정했었지만, 한번도 도달하지 못했다. 2023시즌에 기록한 8승이 최대치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7승이다. 지금까지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15승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유망주의 포텐이 이렇게 트레이드로 터진다. SSG도 오원석의 활약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필승조로 좋은 활약을 해주는 김민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에 진정한 '윈-윈 트레이드'로 평가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