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은 조금 쉬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좌완 에이스 류현진이 뜻하지 않게 휴식기를 맞이했다. 지난 5일 대전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3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자진 강판했다. 투구 수는 71개로 더 던질 수 있었는데,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근육)에 무리가 왔다. 류현진 스스로 불편감을 느끼자마자 벤치에 신호를 보냈다.
류현진은 6일 병원 검진한 결과 왼쪽 내전근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지만,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2번 정도 거르면서 몸 상태를 다시 만들 수 있게끔 조정했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수차례 고생한 경험이 있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6년 4월과 2018년 5월, 2019년 4월까지 모두 3차례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과거 고생했던 부상 부위인 만큼 김 감독은 장기적 관점에서 류현진이 지금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 감독은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조금은 쉬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부상이) 심하진 않다. 다행히 전반기 끝 이런 부상이 아니고, 예전에 부상 이력이 있으니까. 지금은 조금 쉬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올스타브레이크가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잘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일단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 원투펀치가 워낙 탄탄해 걱정이 없다. 국내 선발진은 류현진이 빠지면서 다소 헐거워진 게 사실이다. 엄상백과 황준서는 아직 기복이 있는 편. 치열한 선발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로선 일단 외국인 원투펀치가 등판한 경기는 무조건 잡으면서 가는 수밖에 없다.
현재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문동주가 빨리 합류할 수 있으면 팀으로선 더 좋은 상황이다. 문동주는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10경기에서 5승2패, 51⅓이닝,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문동주의 합류 시점은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감독은 "(문)동주는 지금 좋다고는 하는데, 본인이 (준비가) 됐다고 할 때 부를 수 있다. 감독이 먼저 콜업 날짜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나.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좋다고 하니 몸이 다 되면 코치한테 이야기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류현진의 빈자리는 당장 조동욱이 맡는다. 조동욱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3홀드, 24⅓이닝,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올해는 구원 등판만 했지만, 지난해는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었기에 대체 선발투수의 임무를 잘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