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건강하게 돌아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키움 히어로즈에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특급 신인 정현우가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정현우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 1실점 호투로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우여곡절 끝 다시 선 마운드다. 덕수고를 졸업한 정현우는 정우주(한화)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은 '완성형 좌완'이라고 평가받는 정현우를 개막 로테이셔에 합류시키고, 4선발이라는 중책을 줬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3경기 2승. 하지만 공을 던지는 왼쪽 어깨 부상 탓에 쉬어가야 했다. 마지막 등판이 지난 4월12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키움은 정현우가 빠진 사이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되며 처절한 싸움을 했다. 엄청난 승차의 꼴찌가 됐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절대 정현우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고교 시절부터 많이 던진 선수이기에, 세심한 관리를 해주고 꼼꼼한 재활 과정을 거쳐 어깨가 완벽하게 회복됐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정현우를 올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게 LG전이었다.
제구, 경기 운영은 타고난 선수. 오랜 공백이 있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선두 강팀 LG를 상대로 5이닝 2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무4사구, 5삼진. 내용적으로 훌륭했다.
키움은 푸이그를 퇴출하고 데려온 알칸타라가 2경기 완벽한 투구로 에이스 롤을 해줄 전망이다. 가벼운 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지만 로젠버그도 믿을만 하다. 하영민은 토종 선발로 고군분투했다. 여기에 정현우까지 자리 잡으면, 누구도 무시 못할 선발진을 갖추게 된다. 정현우가 LG전 투구로 그 희망을 안겼다.
단 과제도 있다. 정현우는 부상 전 3경기 모두 5이닝 투구에 그쳤다. 5이닝을 소화하는데 투구수 122개-101개-84개였다. 아직 프로 무대에 대한 적응이 완벽히 되지 않은 탓인지, 알려진 것보다 직구 구속이 빠르지 않아 선배들과의 싸움에서 고전하는 것인지 투구수가 많았다. 복귀전 직구 구속도 145km에 그쳤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선발로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는게 중요하다. 6~7이닝을 던져주면 베스트다.
LG전도 5이닝이었다. 물론 이번 5이닝은 다른 의미다. 복귀전이기에 투구수를 70개 이하로 정했고, 정현우는 5이닝을 65개라는 효율적인 투구수로 막아냈다. 차근차근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면 퀄리티스타트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시즌 전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지만, 현재는 LG 송승기의 기세가 너무 무섭다. 공교롭게도 복귀전 정현우의 선발 상대가 송승기였고, 송승기는 7이닝 무실점 환상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개인 5연승. 7승3패 평균자책점 2.30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중이다. 신인왕도 중요한 타이틀이지만, 송승기의 상승세와 LG 팀 성적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정현우는 신인왕에 대한 생각은 버리고 리그 선발로 완벽하게 적응하는데 루키 시즌 모든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