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프로의 세계에서는 멀리 치는 게 능사가 아닐 수도...
이게 우승 경험 선배의 관록인가. 패기 넘치는 19세 루키에게 선배의 진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이가영이었다.
이가영은 8일 강원도 원주 성문안CC에서 끝난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개인 통산 3승.
극적이었다. 19세 신인 김시현과 함께 12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이가영. 한진선이 파5 18번홀 파만 지켜도 우승이었는데, 1.5m 짧은 파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며 연장에 접어들었다.
이가영은 같은 홀에서 이어진 1, 2차 연장에서 두 번 연속 서드샷 어프로치를 홀 1.5m에 붙이는 환상적인 경기로 마지막 승자가 됐다.
전략의 승리였다. 이가영은 1~3라운드를 치르며 그린이 입구부터 오르막으로 형성된 18번홀에서는 웨지 풀샷을 해야 핀을 넘기지 않고 공을 세워 오르막 퍼팅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연장 두 번 모두 세컨드샷을 더 멀리 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를 남겨 정확한 웨지샷으로 승부를 봤다.
재밌었던 건 혈기 넘치는 김시현과의 연장 첫 번째 홀. 김시현은 언니들의 기를 죽이려는 듯(?) 티샷 연습 스윙부터 굉장히 파워풀하게 했다. 무려 260야드의 드라이버 티샷에 성공했다. 이가영 252야드, 한진선 234야드보다 멀리 나갔다.
서드샷을 위해 맞춤 공략을 하는 두 언니와 달리, 김시현은 페어웨이에서도 3번 우드를 힘차게 휘둘렀다. 오르막 경사에서 무려 235야드 샷을 날렸지만 홀까지 약 30야드가 남는 그린 초입에 공이 떨어졌다. 사실상 투온은 불가능한 거리였던 것이다.
사실 프로 선수들은 최대한 멀리쳐, 짧은 거리 어프로치를 하는게 유리하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상황 나름. 김시현의 공은 그린 우측에 떨어졌는데, 이날 깃대는 오르막, 내리막 경사지에 꽂혀있었다. 핀쪽으로 바로 쐈으면 어땠을까 할 수 있지만, 왼쪽은 벙커와 페널티 에어리어가 있어 우측 공략이 안전한 선택이었다.
문제는 하필 공에서 홀컵을 바라보면 사선의 형태였다. 왼쪽으로 치면 내리막을 타고 흘러내려갈 것 같고, 우측으로 치면 내리막 퍼트를 남기는 어려운 상황. 그 때문인지 김시현은 짧은 어프로치를 자신있게 하지 못하고 실수하며 6m가 넘는 퍼트를 남겼다. 그리고 1차 연장에서 탈락했다.
이가영은 우승 후 "18번홀은 90m 정도 풀샷을 남기려 노력했다. 최대한 풀샷을 해야 런이 없기에, 그거에만 집중했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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