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0년간 중국 대표팀에서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손흥민이 꼭 안아줬던 베테랑 골키퍼, 눈물의 자아비판→은퇴 예고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골키퍼 왕 달레이(36·산둥 타이산)가 국대 은퇴를 예고했다.
왕 달레이는 오는 10일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바레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0차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 예선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이 너무 빨리 지난 것 같다. 우린 마지막 월드컵 예선전을 앞뒀다. 어쩌면 내 마지막 월드컵 예선이 될 지도 모른다. 홈에서 동료들과 함께 승리해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라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왕 달레이는 2006년 중국 23세이하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래로 근 20년간 중국 골문을 지켰다. 2012년 A대표팀에 데뷔해 현재까지 A매치 41경기를 뛰었다. 이번 북중미월드컵 예선을 통해 주전 자리를 되찾았으나, 월드컵 탈락을 막지 못했다.
왕 달레이는 지난해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의 월드컵 2차예선 경기에서 패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한국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왕 달레이에게 다가와 뜨거운 포옹을 건네주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중국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와의 월드컵 3차예선 9차전에서 0대1로 충격패하며 월드컵 본선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승점 6점에 그친 중국은 최종전을 남겨두고 4차예선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인도네시아(승점 12)와의 승점차가 6점으로 벌어졌다. 이번 바레인전은 C조 최하위 탈출전, 즉 '멸망전'이다.
왕 달레이는 "그동안 (대표팀에서)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 성공한 적은 없는 것 같다"라고 지난 커리어를 돌아봤다. 왕 달레이는 이대로면 월드컵 본선을 밟아보지 못하고 국대 골키퍼 장갑을 벗는다. 중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을 밟아본 적이 없다.
왕 달레이는 "대표팀에서의 마지막 월드컵 예선 경기가 젊은 선수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고, 그들이 단결 정신을 이어가길 바란다"라며 "대표팀을 떠날 때 모든 안 좋은 것을 버리고 유용한 것만 남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중국 대표팀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패하는 건 우리에게 큰 부담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며 "우리 팀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졌다. 셰웬넝, 후허타오, 바이허라무, 왕위둥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축구대표팀의 미래가 여전히 밝다는 걸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질 비판이 끊이질 않는 점에 대해선 "이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인지는 경기 후 종합적인 분석과 요약을 통해 축구협회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