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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순위의 기적' 장두성, 폐 출혈 → 전반기 아웃 유력?…마황도 없는 롯데 중원 '구멍' 뚫렸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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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가뜩이나 '마황'이 없는 롯데 자이언츠 외야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가을야구로 가는 길이 이토록 험난하다.

롯데 장두성은 12일 수원 KT 위즈전 연장 10회초,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전날도 박영현을 상대로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혈전 끝에 삼진을 당했지만, 지친 박영현이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를 허용하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만들었던 장두성이다.

이번엔 7-7 동점에서 결승점이 될 수 있는 주자로 누상에 나간 것. 그런데 뜻밖의 사고가 터졌다. 박영현의 1루 견제구가 귀루하던 장두성의 오른쪽 옆구리를 강타한 것.

장두성의 몸에 맞고 빠진 볼은 그대로 파울 지역으로 굴렀고, 장두성은 2루까지 내달렸다. 이날 롯데는 선수들의 투혼을 앞세워 연장 혈투 끝에 12대7로 승리했다.

하지만 장두성의 상태는 심상치 않았다. 2루로 가는 과정에서 리그 최고의 준족인 그답지 않게 속력이 붙지 않았고, 얼굴도 괴로움으로 가득했다. 간신히 2루에서 세이프 선언을 받았지만, 입에서 피를 토했다. 곧바로 들어온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손호영을 비롯한 롯데 선수들은 승리하고도 장두성을 걱정하며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정밀검진 결과는 '폐 타박에 의한 출혈'이다. 롯데 구단은 13일 "장두성은 검진 결과 폐 타박에 의한 출혈이 있는 상태다. 병원에서 4~5일 입원 치료 후 부산으로 복귀해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치 복싱의 리버샷처럼, 강속구 투수인 박영현의 견제구가 장두성의 폐를 때린 모양새다.

참 지독한 불운이다. 인천 동산고 출신 장두성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전체 93순위) 출신 외야수다. 2021년 처음 1군에서 뛴 이래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간혹 기회를 얻는데 그쳤다.

지난해 71경기 14도루로 조금씩 눈을 떴고, 프로 8년차에 비로소 1군 주전급 외야수로 거듭났다. 올시즌 타율 3할3리 OPS(출루율+장타율) 0.712로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황성빈이 처음 스타덤에 오른 2022년을 연상시키는 기록이다.

간절함과 투혼의 대명사다. 황성빈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9개의 도루로 팀에 스피드와 간절함을 더해주는 주인공이었다. 윤동희마저 부상으로 빠진 외야, 어깨는 강하지만 수비 범위가 넓지 않은 레이예스가 우익수로 출전하는 날도 있는 상황에서 장두성에게 주어진 수비부담은 남달랐다.

지난 5월 18일 삼성전에선 5회 '헤드샷' 사구로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때는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너무 뼈아픈 부상이다. 본인의 잘못도 아니라는게 특히 안타깝다.

장두성은 사실상 전반기 출전이 어려워보인다. 입원 기간만 거의 1주일이다. 이후 회복과 재활, 실전 감각 회복까지 고려해야한다.

황성빈 나승엽 윤동희의 줄부상에 장두성까지 빠지면서 롯데 타선은 한층 더 헐거워졌다. 그러잖아도 '상동 자이언츠'라는 농담이 나올 만큼, 전준우 레이예스 등 주요 선수들을 제외하면 젊은 피로 라인업이 채워지곤 했다.

앞서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황성빈 역시 전반기 아웃이 유력했던 상황. 향후 회복 상황을 봐야겠지만, 차라리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황성빈의 조기 복귀가 더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현재 롯데에 현재 롯데 1군에 중견수가 가능한 선수는 김동혁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2군에도 그나마 조세진이나 윤수녕 정도가 중견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모처럼 톱3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