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미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결전이 목전이다. 울산 HD가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첫 발을 뗀다.
울산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남아공의 최강 마멜로디 선다운스와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에선 플루미넨시(브라질·22일 오전 7시·뉴저지), 3차전에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26일 오전 4시·신시내티)와 만나는 여정이 이어진다.
16강 진출을 위해선 첫 단추가 중요하다. 플루미넨시는 F조의 톱시드, 도르트문트는 설명이 필요없는 유럽의 강호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트로야크를 중심으로 좌우에 김영권과 서명관을 세우는 스리백을 준비하고 있다.
전술의 키는 윙백이다. 루빅손이 왼쪽, 엄원상이 오른쪽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빅손은 포백에서도 풀백과 윙어를 오갔다. 반면 '스피드의 화신' 엄원상은 윙어 포지션에 최적화 돼 있다.
그는 16일 울산의 베이스캠프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르네상스 샬럿 사우스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항상 훈련도 공격수들과 했는데 수비수들이 어떤 입장인지 몰랐다. 되게 힘든 것 같다. 계속 나가다보니까 (세 살 어린)명관이가 화를 내더라"며 멋쩍어 한 후 "계속 왔다갔다해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죽을 것 같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윙백이 중요하니까 최대한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엄원상은 또 "루빅손과 눈으로 마주치고 웃는다.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 장난으로 그렇게 한다. 아무래도 좋은 조합을 찾다보니까 이렇게 된 것 같은 데 루빅손은 스리백에서도 편하게 잘 움직이더라. 내가 걱정인데 감독님께서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하신다"며 "여기서 잘하면 나는 물론 팀한테도 좋고, A대표팀에서도 스리백이라는 포지션을 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잘할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최선은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위와의 전쟁'이다. 섭씨 30도를 넘는 것은 기본이다. 습도도 90%에 가깝다. 엄원상은 "환경이 너무 좋지만 너무 더워서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샬럿보다 올랜도가 더 덥다는데 큰일 났다"고 걱정했다.
그리고 "우리는 도전자 입장이다. K리그에서는 3년 연속 우승을 해 견제를 받았다면 여기에선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내 스타일을 모르니 그런 점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을 거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있고, 매 경기가 큰 동기부여다. K리그에서 했던 것과는 다르게 움직일 거다. 그걸 잘해야 K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울산 왕조'의 산역사다. 둥지를 튼 2022년, 첫 시즌에 팀내 최다인 12골-6도움을 기록하며 17년 만의 우승 가뭄을 털어내는 데 일조했다. 2023년과 지난해, 부상 암초에도 4골-4도움, 4골-2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8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가장 큰 우려는 부상이다. 최근 완연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올 시즌 초반에도 '트라우마'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엄원상은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원래는 부상이 없는 선수였는데 울산에 와서 1년에 한번씩은 다친다. 개인적으로는 몸을 사린게 없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언제 다칠 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클럽 월드컵은 기회의 무대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1년 앞서 경험할 수 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칠 경우 해외 진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는 "대표팀은 항상 욕심이 있다. 그 자리는 함부로 갈 수 없는 자리다. 잘하는 선수들이 가는 자리고, 욕심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 내가 잘해야 갈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았고, 보여줄게 많다고 생각한다. 항상 대표팀은 노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미국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자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이 대회만 보고 왔다. 그렇게 말하니 감회가 새롭긴 하다. '사전답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엄원상은 해외 진출에 대해선 "욕심이 있다. 유럽 무대 나가고 싶고, 큰 대회에서는 많은 분이 보실 테니 더 잘해야한다. 우리 목표는 16강이고, 대회 준비 전 미팅에서도 1승2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거기까지 올라가면 기회는 더 있을 거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일단 준비하는 건 스리백의 윙백 자리니까 내 쪽에선 실점이 안 나왔으면 하는 거다. 생각도 바뀌더라. 수비 쪽으로 훈련하면서 내가 실수하면 실점이라는 강박이 있다. 실점은 안하면 좋겠지만 한다고 해도 내 쪽에서는 안했으면 하는 게 제일 크다"며 '소박'한 바람을 토해내며 재차 미소지었다.
엄원상은 100m를 11초대 주파하는 준족이다. 그의 질주가 울산의 희망이다.
올랜도(미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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