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년 6월 15일, K리그2 역사의 새 장이 열렸다.
2만2265명의 관중이 빅버드를 채웠다. 승격 도전 2년차에 접어든 '명가' 수원 삼성과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정면 충돌했다. '승점 10점짜리 승부'라는 부제가 붙을 정도로 관심이 쏠린 이날 경기, 일찌감치 팬심이 결집했다. 경기 전 입장권 예매가 2만장을 돌파하면서 일찌감치 흥행 대박이 예고됐다. 원정팀 인천 팬 3497명이 더해져 총 2만2265명의 관중이 집계됐다.
2013년 K리그2가 문을 연 뒤 2만 관중 경기가 나온 건 그 동안 두 번 뿐이었다. 2015년 3월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FC-강원FC전에 2만157명이 운집해 K리그2 첫 2만 관중에 성공했다. 이듬해 4월 1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구FC-경남FC전에는 2만3015명이 모였고, K리그2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이후 K리그2에 2만 관중 경기가 나오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다. 수원-인천전은 K리그2 한 경기 최다 관중 역대 2위 기록으로 자리 잡았다.
수원은 지난 두 시즌 간 K리그2 흥행 첨병이었다. 승격을 염원하는 푸른 물결이 줄을 이었다. 올 시즌 9차례 홈 경기 중 7경기를 1만 관중 이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렀다. 나머지 2경기도 9000명 이상의 관중이 입장하는 등 독보적인 흥행 1등을 달리고 있다. 인천도 9번의 홈 경기 중 4경기를 1만명 이상의 관중이 입장한 채 치르면서 흥행 가도에 동참하고 있다.
두 팀 덕분에 올 시즌 K리그2는 '1만 관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12경기 중 13경기에서 1만명 이상 관중이 입장했다. 수원과 인천이 K리그2에 존재하지 않았던 2023시즌 1만 관중 경기가 전체 단 1번 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팀이 올 시즌 끼치고 있는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 지난해 234경기에 16차례 1만 관중 입장이 이뤄진 것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빠른 페이스다. 현재까지 K리그2 누적 관중 수는 51만4719명이다(경기당 평균 4596명). 이대로면 지난해 세워진 K리그2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88만9125명, 경기당 평균 3800명)을 넘어 역대 첫 100만 관중 시대를 열 가능성도 있다.
낙수 효과도 상당하다. 안산은 지난 2월 22일 수원과의 홈 경기에서 창단 첫 홈 1만 관중 달성에 성공했다. 수원 원정 팬 6595명이 몰려들면서 얻은 결과. 지난해 수원과의 두 차례 홈 경기에서 1만 관중 선물을 받았던 충북청주 역시 지난달 4일 홈 수원전에서 1만149명으로 다시 함박미소를 지었다.
수원이나 인천 모두 K리그2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다. 단독 선두 인천은 K리그1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정조준하고 있고, 수원도 올 시즌 만큼은 K리그2를 떠난다는 각오로 올인 중이다. 올 시즌 수원(1만2917명), 인천(1만85명) 외에 경기당 평균 관중 5000명을 넘긴 팀은 전남 드래곤즈(5094명)가 유일하고, 나머지 11팀은 3000명대 이하다. 수원, 인천이 존재하지 않던 2023시즌 K리그2 총 관중 수는 55만3891명,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367명에 불과했다. 수원, 인천 쌍두마차의 질주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K리그2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