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적은 기회 속에서도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신인왕 2차 모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투표에는 MLB.com 전문가 35명이 참여했다. 김혜성은 내셔널리그 신인왕 부문에서 1위표를 3장이나 획득하면서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으로 1위표 24장을 휩쓸었다.
MLB.com은 김혜성이 2위로 선정된 배경과 관련해 '다저스는 김혜성이 지난달 4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그를 매우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올해 26살인 전직 KBO 스타는 30경기에 나섰는데, 선발로 출전해 끝까지 뛴 건 12경기에 불과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그를 주로 2루수나 중견수로 기용했고, 유격수로도 약간 활용했다. 또 그의 73타석 가운데 단 4타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른손 투수를 상대했다'고 설명했다.
매체의 설명처럼 로버츠 감독은 좌타자인 김혜성에게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탄압'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너무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혜성은 좌투수를 상대한 4타석에서 3안타, 1홈런, 3타점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냈는데도 플래툰 족쇄를 풀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미국 현지에서 이 문제가 논란 아닌 논란이 되자 김혜성이 공략할 수 있을 것 같은 좌투수만 상대하게 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적은 기회 속에서도 김혜성은 신인왕 1위표를 3장이나 얻을 정도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콘택트 능력과 수비 안정감, 빠른 발까지 유감없이 뽐냈다. 타율 0.382(68타수 26안타), 2홈런, 11타점, 6도루, OPS 0.969를 기록하고 있다.
MLB.com은 '다저스의 독특한 김혜성 활용법은 결실을 봤다. 지난달 4일 이후 최소 70타석 이상 들어선 메이저리그 신인 가운데 김혜성의 타율 0.382보다 나은 기록을 낸 선수는 타율 0.396를 기록한 제이콥 윌슨(오클랜드 애슬레틱스)뿐이다. 김혜성은 또한 누상에서도 가치를 보여줬는데, 그는 단 한번도 도루자를 기록하지 않고 도루 6개를 기록했다'고 했다.
윌슨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1위에 오른 오클랜드 유격수다. 1위표 33장을 독식했다. 김혜성은 그런 선수 못지않은 타격감을 증명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다저스는 시즌 성적 45승29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3.5경기차로 거리를 벌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주요 스포츠매체인 'ESPN'은 김혜성이 지난 한 달 동안 다저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바라봤다.
ESPN은 'FA인 마이클 콘포토는 거의 매 경기 출전하면서도 타율 0.170, 4홈런에 그쳐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다만 시즌 초반 다저스 벤치 멤버는 매우 약했는데, 구단이 베테랑 크리스 테일러와 오스틴 반스를 방출하고 김혜성과 최고 유망주 달튼 러싱을 콜업했다. 김혜성은 데뷔하고 처음 30경기에서 타율 0.382를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며 김혜성 덕분에 뎁스가 강해졌다고 바라봤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71억원) 보장 계약에 합의하며 꿈을 이뤘다. 2028~2029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구단 옵션이 실행되면 최고 2200만 달러(약 302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특급 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에서 김혜성이 주전을 보장받으리라 예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계약 규모였다.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이 흔들리면서 개막 로스터 진입이 불발돼 한번 크게 좌절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꾸준히 뛰는 동시에 타격 교정을 하면서 기회를 기다렸고, 지난달 콜업되자마자 신인다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생존에 성공했다. 신인왕 최종 투표에서 1위에 오르는 것은 매우 힘든 게 사실이지만, 중간 투표에서 2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올봄 힘겨웠던 시간을 충분히 보상받은 듯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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