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의 손흥민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결별과 잔류의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던 나침반이 이제는 거의 한쪽 방향으로 기운 듯 하다. 영국 현지의 시각은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와 결별하는 것을 확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흥민의 '토트넘 커리어'는 이제 막을 내린다.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뉴스가 22일(이하 한국시각) '독점 보도'라는 타이틀을 달고 손흥민과 토트넘의 결별이 확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이처럼 확신에 찬 어조로 보도한 근거는 토트넘이 최근 공개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인터뷰 영상 때문이다.
프랭크 감독은 토트넘 부임 후 가진 첫 공식 인터뷰에서 새 시즌에 대한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또한 선수단 훈련 장면도 함께 담겨 있었다.
문제는 이 영상 어디에서도 손흥민의 'S'조차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프랭크 감독은 주요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했다. 제임스 매디슨과 아치 그레이, 로드리고 벤탄쿠르, 도미닉 솔란케, 윌손 오도베르 등을 거론하고, 이들의 역량을 칭찬하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후 주장 자격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손흥민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더불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이 나온 크리스티안 로메로 역시 언급하지 않았다. 선수단 훈련 영상에서도 손흥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완벽하게 '손흥민 지우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토트넘홋스퍼 뉴스는 '토트넘 구단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손흥민이 이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전설적인 커리어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됐다'며 '손흥민의 미래에 관한 추측은 지난 몇 주간 최고조에 달했다. 얼마 전까지는 50%의 확률로 떠날 듯 했는데, 이제는 100%가 됐다'며 이적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팟캐스트 '릴리화이트 로즈'를 진행하는 존 웬햄 역시 '이번 영상의 핵심 중 하나는 손흥민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훈련영상에도 손흥민의 모습이 없었다. 이는 팀의 주장을 교체한다는 뜻일 수 있다'고 했다. 토트넘은 주장 교체 뿐만 아니라 손흥민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종 결정은 손흥민에게 달려 있다. 이미 토트넘 구단과 프랭크 감독은 각자의 뜻을 간접적으로 밝히고있다. 손흥민에게 '주전 자리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손흥민은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토트넘 잔류를 원할 수도 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데다 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 조건도 생긴다. 그때 이적을 추진하면 더 좋은 조건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했을 경우다. 아예 벤치에만 머물며 출전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면 시장 가치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팀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이적하는 편이 더 좋을 수도 있다. 과연 손흥민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떠나든, 남든 손흥민을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