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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볼 야수의 마무리 투입' 세계 최고 감독의 기막힌 수인가, 야구를 무시하는 욕 먹을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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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세계 최고 감독의 기막힌 수인가, 야구를 무시하는 욕 먹을 행동인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세계 최고의 야구 감독이다. 단기전에서의 무리수 등으로 폄하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2016년 이후 세게 최고의 팀 다저스 감독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는 점과 월드시리즈 2번 우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로버츠 감독의 약점은 다른 감독들이 두지 않는 수로 팀을 어려움에 빠뜨리기도 한다는 것인데, 최근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불펜 실전 투입이 화두가 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23일(한국시각)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팀이 13-3으로 앞서자 9회초 투수가 아닌 야수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의도는 명확했다. 10점차 이미 이긴 경기. 필승조를 한 명이라도 아껴 다음날 경기를 더 유리하게 가져가겠다는 계산. 또, 홈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일부 있었을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볼넷에 난타를 당하며 2실점한 후 1사 만루 위기에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로버츠 감독은 어쩔 수 없이 필승조 알렉스 베시아를 투입했고 베시아가 경기를 마무리 했다.

결과적으로 베시아를 처음부터 썼다면 경기를 더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괜히 에르난데스를 올렸다가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만든 격이 됐다. 팬들은 불안했고, 상대팀은 '우리를 조롱하는 건가' 느꼈을 수 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에르난데서 투입은 단순 1회성 쇼가 아니다.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벌써 5경기에 등판했다. 점수차가 클 때 불펜을 아끼겠다는 의도가 명확한 로버츠 감독의 작전인 것이다. 현대 야구는 불펜의 중요도가 굉장히 올라갔다. 불펜이 강한 팀이 장기 레이스 힘을 낼 수 있다. 야구라는게 그날 이겨도, 다음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스포츠라고 한다면 확실하게 이긴 경기에서 불펜을 아끼고, 다음날 힘을 쏟아부을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발상 자체는 굉장히 기발하다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상대팀과 보는 사람들이 불편하다면 이는 야구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현지 여론이 이쪽인 듯 보인다. 에르난데스가 경기들을 깔끔히 막는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투수 등판 여파 때문이라고 100%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그가 올해 야수로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니 현지 언론과 팬들은 이런 로버츠 감독의 기행에 불편함은 느끼고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