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우진 기자]북한이 이강인의 골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에서 이강인의 페널티킥 골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한 것이다. 이는 한국인 선수의 활약을 자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통제로 해석된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23일(한국시각) "파리 생제르망(PSG)의 선수 중 한 명이 골을 넣는 순간을 북한의 조선중앙TV가 흐릿하게 처리해 논란이 되고 있다"라며 "이 장면은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경기에서 발생했으며, 북한은 이 경기를 실제 경기일로부터 5일이나 지난 뒤에 지연 방송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PSG는 지난 16일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4대0 대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모처럼 만에 골을 기록하면서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
매체는 북한의 정보 통제에 대해서 꼬집었다.
매체는 "외부 정보 접근이 극도로 통제되는 북한의 전체주의적 현실에서는 심지어 국제 스포츠 경기조차 국영 방송사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통제의 극단적 사례는 2010년 월드컵 당시에도 있었다. 당시 북한 주민 대다수는 스페인이 아닌 포르투갈이 우승했다는 왜곡된 정보를 믿고 있었는데, 이는 북한이 우승팀에게 패했다는 식의 조작을 통해 체제의 스포츠 경쟁력을 과장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북한의 적대국인 한국의 축구선수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장면 역시 통제된 것이다. 북한 방송은 이강인의 등번호와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고, 골을 넣은 선수가 누구인지조차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단순히 PSG의 승리만을 설명했다.
이강인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파 선수들이 북한 방송에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인 선수들의 존재조차 모르는 북 주민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브미스포츠는 "조선중앙TV는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열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오후 5시 뉴스 직전 1~2시간에 방송한다"며 "그러나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PSG) 등 남한 출신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들은 대부분 생략하거나, 이처럼 선수 존재 자체를 모자이크 처리한다"라고 전했다.
북한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17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 당시에는 한국 선수 유니폼 소매에 달린 태극기를 모자이크 처리하기도 했다. 또 한국 선수들을 '괴뢰 한국팀'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