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다. 젊은데다 힘도 넘친다. 구위마저 살아나고 있었다. 꿈을 향한 도전을 다시 이어갈 때다.
고우석(26)이 방출의 충격을 딛고 일어섰다. 메이저리그(MLB) 무대 진입을 위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트리플A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한때 보류권을 갖고 있는 전 소속팀 LG 트윈스 복귀설도 나왔지만,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마운드 등판의 꿈을 위해 미국에 좀 더 남기로 했다.
MK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고우석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위해 트리플A 털리도 머드헨스 홈구장이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에 도착했다. 털리도는 25일부터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와 홈 6연전을 치른다. 고우석이 디트로이트와 계약을 완료하면 홈 6연전 중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이기 때문이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이던 고우석은 지난 18일 갑작스럽게 방출통보를 받았다. 상당히 의외의 결과였다. 일단 고우석은 마이애미 내에서도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였다. 올해 연봉이 225만달러(약 30억6000만원)나 된다. 이는 팀 내 연봉 4위, 불펜 투수 중에서는 1위였다. 몸값이 곧 신분을 뜻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 포지션의 선수를 쉽게 방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게다가 고우석은 최근 들어 구위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 기간에 오른손 검지 골절 부상을 입은 고우석은 긴 재활 끝에 부활의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달부터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싱글A와 더블A, 트리플A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올라오고 있었다.
특히 트리플A 승격 후에는 5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콜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다. 지난 16일에는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로체스터 레드윙스전에 선발로 나와 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때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4마일(약 151.2㎞)까지 찍혔다. 미국 진출 후 가장 좋은 페이스였다. 메이저리그 콜업이 눈앞에 다가온 듯 했다.
하지만 마이애미 구단은 로체스터전 이틀 뒤인 18일에 돌연 방출을 통보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에 관해 고우석의 전 소속팀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조차 "상당히 안타깝다. 도전을 한 것인데 안좋은 상황이 됐다"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방출 이후 고우석의 LG 복귀 가능성이 한참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미 고우석은 2024년 2월에 임의해지 신분으로 공시된 이후 1년이 훌쩍 넘은 터라 KBO리그에서 문제 없이 뛸 수 있다. 단, 돌아온다면 전 소속팀으로 보류권을 갖고 있는 LG 소속으로만 뛰어야 한다.
그러나 고우석은 한국 복귀 대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편안한 환경에서 많은 연봉을 받으며 야구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젊은 고우석은 패기 넘치는 선택을 했다.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고, 환경도 열악한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도전하는 방법을 택했다. 자신감과 패기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과연 고우석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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