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정원이형'은 관중석으로 향했다.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가 맞붙은 24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의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은 3회초를 마치자 관중석으로 향했다.
두산그룹은 박 회장의 지시로 2017년부터 '소방가족 마음돌봄' 행사를 진행해왔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은 물론 순직 유가족까지 챙기는 프로젝트로 박 회장이 직접 관심을 갖고 진행해 온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가족을 위한 지원 사업으로 대상자로 선정된 가족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사회생활 유지를 위한 심리상담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상 가족 중 미취학 아동에게는 초등학교 졸업시까지 양육비를 지원했다. 또한 두산그룹은 재난·재해 현장에서 소방관 및 구호요원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재난구호요원 회복버스'를 제작해 지난해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하는 등 소방관들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오기도 했다.
소방관을 향한 두산 그룹의 관심은 야구장으로도 이어졌다. 박 회장의 제안으로 소방가족 잠실야구장 초청 행사가 만들어졌다.
지난해에는 2014년 31세의 젊은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김범석 소방관의 아들 예준 군을 시구자로 초청했고,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기 전에는 AI 기술을 통해 고인의 생전 모습과 음성을 복원, 경기에 앞서 '곁에 있지 못해 미안하고, 언제나 행복하길 응원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광판에 상영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소방청과 공동 기획, 현직 소방공무원과 가족, 순직 소방공무원 유가족 등 총 1119명을 초청했다.
두산은 24일 소방관 및 소방가족 1119명을 초대 및 시구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시구는 경북 119 산불대응단 손용원 소방교. 손 소방교는 지난 3월 역대 최대 규모 산불로 기록된 영남 지역 산불 당시 진압에 힘썼다.
시구 복장도 특별했다. 많은 시구자의 경우 구단 유니폼을 입고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손 소방교는 영남 산불 진화 작업 당시 입었던 방화복 상의를 착용해 그라운드에 나왔다.
단순히 시구 및 초청 행사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박 회장이 직접 야구장을 찾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박 회장은 직접 관중석을 찾아 손 소방교와 부친 손진복 소방경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손용원 소방교의 부친 손진복 소방경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소방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뿐 아니었다. 박 회장은 2018년 고 심문규 소방장 유가족에게 AI 복원 가족 사진 및 기념품을 전달했다. 고 심문규 소방장은 2018년 한강수난구조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당시 쌍둥이 자녀는 갓 돌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가족 사진을 마련해주기 위해 AI로 '소방영웅'이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복원해 가족 사진을 제작했다.
유가족도 깜짝 선물을 전했다. 화답의 의미로 롤링페이퍼 액자를 제작해 박정원 회장에게 전달했다. 사전에 선물의 존재를 몰랐던 박 회장은 유가족이 준비한 선물에 놀라며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훈훈한 장면이 오갔던 날. 두산은 승리까지 품었다. SSG를 상대로 5대0 6회 강우콜드로 승리를 잡았다.
두산 선수들도 이날 경기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뛰었다.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한 주장 양의지는 "오늘은 소방가족분들이 잠실야구장을 찾은 뜻깊은 날이었다. 그래서 승리의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항상 우리를 지켜주시는 분들께 이 기회를 빌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소방가족 행사는 회장님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준비했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소방관들의 노고를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 두산 베어스는 앞으로도 프로야구단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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