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단순 핸드프린팅 행사가 아니었다. '덕심'과 '러브콜'이 뒤엉킨 향연이었다.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영광의 수상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에 모여, 수상의 기쁨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서로가 서로의 팬이라고 고백하는가 하면, 즉석에서 방송 섭외가 오가는 '또 다른 축제'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신인상 수상자 이정하, 곽준빈에게는 평소 좋아했던 선배들에게 '덕밍아웃'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됐다.
이정하는 "박보영 배우님 무대인사를 직접 갔었다. 그때 작품이 '피끓는 청춘'이었는데 박보영 선배님께 편지로 '배우가 꼭 돼서 나란히 서고 싶다'고 썼다"며 "오늘 꿈을 이룬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때 신동엽이 나서 이정하와 박보영을 일으켜 세워 하트 포즈를 지시했다. 그러자 이정하는 금세 빨개진 얼굴로 박보영과 하트를 만들어,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를 터지게 만들었다.
'명장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동엽은 이정하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고, 이정하는 기대를 품은 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 순간, 박보영이 아닌 신동엽이 이정하 볼에 기습 뽀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MC 박경림 역시 "역시 결론은 'SNL 코리아'로 마무리가 됐다"라며 신동엽의 짓궂은 장난에 맞장구를 쳤고, 이 순간은 핸드프린팅 속 하나의 꽁트 아닌 꽁트가 돼버렸다.
이 분위기를 이어 박경림은 곽준빈에게도 "예전부터 팬심을 가지던 분이 계시느냐"라고 물었고, 곽준빈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듯 잠시 동공지진을 일으키다 "저..저는 신동엽 선배님"이라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장도연이 일어서서 두 사람의 커플 포즈를 유도했고, 곽준빈은 신동엽 볼에 입맞춤, '신인 예능인상'에 빛나는 센스를 발휘했다.
때아닌 '섭외 전쟁'도 펼쳐졌다. 장도연은 고윤정을, 곽준빈은 안재홍을, 그리고 신동엽은 박보영을 '영업'한 것.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수상자들이 이날 핸드프린팅 하러 왔다가, 서로의 프로그램에 게스트돼서 돌아간 셈이다.
장도연은 '(28일 첫 공개하는) 여행 예능 '장도바리바리'에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가 이 자리에 있나'라는 박경림의 질문에 "고윤정 씨와 눈이 마주쳤다. 고윤정 씨가 나와 주신다면 오디오가 비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라며 고윤정을 바라봤다.
다행히 고윤정은 환하게 웃었고, 박경림도 덩달아 분위기를 띄웠다. 이에 안심한 듯한 장도연은 "그럼 기다리겠다. 회사 통해서"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곽준빈도 질세라 함께 여행가고 싶은 스타를 꼽았다. 곽준빈은 "예전부터 얘기 했었는데 '족구왕'을 재밌게 봤었다. '기사식당' 프로그램할 때부터 안재홍 형님을 계속 모시고 싶었다. 같이 여행가는 게 소원"이라며 안재홍에게 프러포즈를 보냈다.
그러자 장도연은 "세한 느낌이 들었다. 제가 고윤정 씨와 여행 가고 싶다고 했는데, 가까운 미래에 저와 곽준빈 씨만 여행 갈 것 같다"며 웃었고, 곽준빈은 "짐 바리바리 싸서 '장도바리바리' 나가겠다"며 받아쳤다.
이처럼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안재홍도 "곽준빈 님 방송을 보면 저와 입맛이 잘 맞는 것 같더라. 저도 같이 여행가면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날 '섭외 각축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신동엽이었다. 그는 "호스트 분들의 큰 용기가 없으면 'SNL 코리아'는 지금까지 올 수 없었다. 이 자리를 빌려 'SNL 코리아'를 다시 시작할 때 첫 호스트로 나와 준 이병헌 씨에게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잠재적으로 호스트로 나와주실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옆 자리에 앉아 있는 박보영에게 고개를 돌리며 "고마워, 보영아"라고 말했다. 감사 인사로 시작한 멘트가 어느새 '박보영 SNL 섭외'라는 큰 그림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서 박보영이 웃고 넘어갔지만, 신동엽은 계속해서 집요하게 "안재홍 씨도 곽준빈 씨에게 답을 해줬는데 답을 안 주신 박보영 님. 아까 살짝 그래도 웃으셨다"라며 끝내 답을 기다렸다.
결국 박보영은 "끝까지 선배님을 쳐다보지 못했는데 열심히 고민해보겠다"며 고개를 숙이며 웃었고, 신동엽은 하트 포즈로 애교까지 부리며 분위기를 달궜다.
마지막 인사 순서에서도 신동엽은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고 "기자님들, 아주 소박하게 기사 부탁드린다. '배우 박보영, SNL 전격 출연 결정' 이라고 써달라. 내년이나 시기는 안 정해도 '언젠가는' 출연하신다고 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거듭 강조, 화룡점정을 찍었다.
수상자들 사이에서는 감탄과 박수가 나왔고, 신동엽은 특유의 개구장이 표정으로 만족감을 표했다. 결국 이날 섭외 배틀의 '엔딩 요정' 역시 '동엽신'의 차지였던 셈. 섭외마저 코미디로 마무리, 명불허전 '청룡 트로피'에 걸맞은 '예능신'다운 존재감이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