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최근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말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오선우가 그렇다. (오)선우는 완전 경이로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난 그가 올스타 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가 팀과 동료를 향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올러가 KIA와 함께한 지는 고작 5개월이다. 올러는 KIA와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사인하고, 지난 2월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훈련지에 처음 합류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닌데, 올해 엄청나게 성장한 동료 오선우가 올스타로 선정되지 못한 게 개인적으로 큰 아쉬움이었던 모양이다.
올러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8구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 시즌 8승(3패)째를 챙겼다. 덕분에 KIA는 연패에 빠지지 않고 시즌 성적 39승34패2무를 기록해 단독 4위를 지켰다.
KIA는 5월까지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패트릭 위즈덤, 이창진, 윤도현, 박정우, 곽도규, 황동하 등 부상자들이 속출해 애를 먹었다. KIA는 지난해 챔피언이었기에 5월까지 7위에 머문 모습은 분명 낯설었고, 이범호 KIA 감독에게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KIA는 6월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오선우, 김호령, 김도현 등 지난해까지는 주축이 아니었던 선수들이 성적을 내면서 분위기를 탔다. KIA는 6월 성적 13승6패1무 승률 0.684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올러 역시 상승세에 기여했다. KIA 선발 6월 평균자책점은 3.51로 리그 1위다. 올러는 5경기에서 3승1패, 30이닝,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과 승리를 책임졌다.
올러는 이날 또 한번 승리를 챙긴 뒤 '이제는 KIA가 챔피언의 면모를 되찾은 게 느껴진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본인은 우승팀과 계약한 기대감과 부담감을 잘 극복한 것 같은지도 함께 물었다. 그의 답변에는 팀을 향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올러는 "아무래도 당연히 지난해 우승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마다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도 그랬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오선우가 그렇다. 오선우는 정말 올해 경이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고, 내 기준으로는 올스타 한자리를 차지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형우 역시 지금까지 경이로웠다. 베테랑답게 팀을 이끌어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어린 불펜 투수나 선발투수들도 마찬가지다. 김도현이나 윤영철 등 이제 조금씩 자신의 퍼포먼스를 찾고 있어 팀이 조금 더 높이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주목을 받지 못하고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잘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부상자도 조금씩 하나둘 돌아오면 더 재미있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오선우는 올스타 베스트12로 선정되지 못한 이유는 후보에 없었기 때문이다. 올스타 후보를 선정할 당시 오선우는 아직 주전이 아니었다. 나성범과 위즈덤의 부상 공백과 최원준, 이우성의 부진으로 외야와 1루가 텅 빈 지난달부터 급성장한 사례다. 감독 추천 올스타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선우는 56경기에서 타율 0.300(190타수 57안타), 8홈런, 26타점, OPS 0.85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은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개인 통산 2번째 3루타도 쳤다. 2019년 6월 30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2187일 만이었다.
올러가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만큼 올러 역시 박수 받아 마땅한 전반기를 보냈다. 16경기에서 8승3패, 95이닝,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휴식 차원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올러는 대신 에이스 임무를 맡으며 쉬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묵묵히 돌고 있다.
올러는 자신의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그래도 잘한 것 같다. 초반에는 내가 처음 한국에 와서 조절해야 하는 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타자들에 맞춰서 어떻게 투구를 해야 하는지 많이 정립이 됐다. 내가 던질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게 계속 노력할 것이고, 최소 6이닝 이상을 계속 던지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올러는 이날 부모 앞에서 승리를 챙겨 더 기뻤다. 올러의 부모는 아들의 등판 일정에 맞춰 24일 오후 한국에 입국했다. 앞으로 2주 정도 한국에 머물면서 아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올러는 "부모님은 서울에서 1주일, 광주에서 1주일 해서 2주 정도 머물 예정이다. 부모님이 한국에 오셔서 굉장히 기쁘고, 특히 오늘 내가 등판한 경기를 관람해서 굉장히 기쁘다. 부모님과 내일(26일) 당장 DMZ 견학을 갈 예정이고, 나와 어머니가 굉장히 좋아하는 카피바라와 라쿤이 있는 카페도 방문할 계획을 세워뒀다. 음식을 좋아해서 명동 야시장도 다녀보려고 한다. 한우를 아직 대접하지 못해서 한우도 꼭 대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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