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올스타전 끝나고 나면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2번째 실전 등판을 마쳤다. 이의리는 지난해 6월 토미존 수술을 받고 현재 복귀 준비 막바지 단계까지 왔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의리가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의리는 27일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4구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의리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48㎞, 평균 구속 144㎞를 기록했다. 직구(29개)에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9개) 커브(3개) 등을 섞어 던졌다. 슬라이더 구속은 135~129㎞, 체인지업 구속은 136~126㎞ 사이로 형성됐다.
첫 실전은 5일 전에 치렀다. 이의리는 지난 22일 함평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9구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예정했던 투구 수 40개를 거의 채웠고, 실전을 마친 직후 불펜으로 이동해 15구를 더 던지면서 투구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첫 등판부터 직구 최고 구속 151㎞, 평균 구속 146㎞를 찍으며 건강히 재활을 잘 마쳤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의리는 이날 1회초 선두타자 임근우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영점이 잡히지 않은 듯했지만, 빠르게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장현진과 이정범을 연달아 내야 땅볼로 돌려세운 뒤 현원회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2회초와 3회초는 연달아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회초 2사 후에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내줬든 임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의리는 4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장현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잘 잡은 뒤 이정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첫 피안타. 그러자 급격히 흔들렸다. 현원회와 이율예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의리는 최윤석과 마지막 승부에서 볼카운트 1B2S로 유리하게 잘 끌고 가다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맞았다. 이때 좌익수 포구 실책이 겹쳐 2실점했다. 이의리는 1자책점을 기록했다. 이의리는 계속된 1사 2, 3루 위기에서 강동훈과 교체됐고, 강동훈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 감독은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오늘(27일) 잘 던졌더라. 우선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마운드에서 던지고 난 뒤에 아픈 곳이 없다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 그것만 되고 있으면 이제 두 번 던졌다. 다음 등판, 또 그다음 등판을 하고 나면 올스타전 끝나고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첫 등판 때보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문제 없다고 봤다.
이 감독은 "시속 148㎞면 많이 나온 것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던지면 100%로 던지겠나. 아무래도 투구 수도 맞춰야 하고, (이)의리는 3월부터 피칭을 시작했으니까. 3월부터 계속 공을 던져왔기 때문에 구속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문제가 있거나 그런 부분만 없으면 된다. 투구 수를 맞춰 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날짜에 맞출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이의리는 구단을 통해 "두 번째 등판에서 첫 경기보다 나아진 투구를 보였다. 아직은 빌드업 단계지만, 통증 없이 경기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대 타자에 따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으며 다양한 승부를 시도했고, 경기 운영에서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직구는 아직 완벽하진 않았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더 보완이 필요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2차례 실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KIA는 전반기에 이의리를 비롯해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윤도현, 황동하, 곽도규(시즌아웃)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자리를 비워 애를 먹었다. 이들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차례로 돌아올 예정인데, 이의리가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전반기 동안 고생한 국내 선발투수들의 부담을 덜 전망이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