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우승을 위해 데려온 요니 치리노스가 심상치않다. 갈수록 걱정을 안기기 때문이다.
치리노스는 17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 중이다.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4월까지 7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67의 좋은 성적을 보였던 치리노스는 5월엔 5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그리고 6월엔 5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더 악화됐다.
월별 피안타율이 나빠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4월까지 피안타율이 1할9푼이었는데 5월엔 2할7푼5리, 6월엔 3할1푼6리다.
당초 LG 염경엽 감독은 5월말에 치리노스를 한차례 선발에서 제외해 휴식을 주려 했다. 미국에서도 150이닝을 던져보지 못했고 부상 경력도 있어서 체력적인 안배를 해줘야 한다고 판단한 것. 그런데 오히려 치리노스가 "오래 쉬면 더 안좋다"며 이를 거부했다. 며칠 더 휴식을 주려다 6일 휴식 후 등판으로 바꿨고, 이후 6월에 꾸준히 등판했는데 성적이 하락하고 만 것.
결국 5월말에 좀 더 충분한 휴식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7이닝을 던진 이후 4경기 연속 6이닝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18일 잠실 NC전에선 4⅔이닝만에 내려와 처음으로 5이닝에도 실패.
초반엔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중반 이후 갑자기 무너지는 경향이다. 6월에 1~3회까지는 피안타율이 2할4푼6리인데 4~6회는 3할9푼3리로 치솟았다. 체력이 일찍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고,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 타자들에게 공이 익숙해진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29일 잠실 KIA전서도 5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다가 6회초 갑자가 5안타를 두들겨 맞고 교체됐다. 5⅓이닝 7안타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지난해 13승을 거뒀음에도 재계약에 실패했던 디트릭 엔스는 17경기서 8승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었다. 평균자책점은 치리노스가 더 좋지만 승운은 엔스가 더 좋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한명의 외국인 투수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도 부상에서 돌아온 5월 30일 이후 5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68에 그치고 있다. 복귀 후 2경기에선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이후 3경기에선 한차례 헤드샷 퇴장까지 하며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보였던 약점인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 급격하게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모습이 이번에도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한창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시기에 부진하다보니 LG도 영 신바람이 나지 않고 있다. 6월 성적이 9승1무12패로 전체 8위에 그쳤다.
1위 한화 이글스에 1게임차 2위지만 3위 롯데엔 1게임차로 쫓기고 있고 4위 KIA에도 2.5게임차로 좁혀졌다.
LG는 마무리 유영찬에 이정용 장현식 함덕주 등 그동안 부상, 군목무로 빠졌던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불펜이 두터워졌다. 하지만 기대한 선발들이 부진한데다 불펜 역시 원했던 피칭이 잘 나오지 않고, 타선마저 필요할 때 터지지 않으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주는 아쉬운 장면이 자꾸 생긴다.
불펜이 어느정도 완성될 것으로 보인 이정용이 제대 후 1군에 온 18일 이후 LG의 성적을 보면
4승5패에 머물렀다. 염 감독은 불펜이 두터워지면서 전반기까지 좀 더 공격적인 순위싸움을 하겠다고 했으나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 경기의 출발인 선발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9경기서 선발이 퀄리티스타트를 한 경기는 2번 뿐이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77로 9위였다.
이제 7월로 들어선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9경기가 남아있다. LG가 남은 전반기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는 결국 선발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