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손아섭의 재치였나, 박동원의 본헤드 플레이였나.
한 순간 달랐던 두 선수의 판단. 이 판단 하나가 향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운명을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한화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5대4로 신승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는 평가를 받은 중요한 3연전. LG가 앞선 두 경기를 다 잡으며 승차를 3경기로 벌려 완전히 기세를 탔다. 마지막 경기까지 잡아 스윕을 했다면, 사실상 정규시즌 1위 경쟁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그런 위기에서 한화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했고 다시 승차를 2경기로 줄였으니, 아직 정규시즌 우승을 누가 할지는 예측 불가다.
결정적 장면은 7회초. 한화가 3-2로 앞서는 1사 3루 찬스. 문현빈의 1루 땅볼 때 손아섭이 홈을 파고들었다. 주자는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약간은 무리한 쇄도. LG 수비 연계도 좋았다. 1루수 천성호의 송구가 포수 박동원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너무 여유가 있어서였을까. 박동원은 공을 잡고 손아섭이 홈에 미끄러져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트를 낀 손은 움직이지 않고, 손아섭의 손이 오다 터치가 되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누가 봐도 아웃 타이밍. 그 때 산전수전 다 겪은 손아섭이 기지를 발휘했다. 미트를 피해 오른팔을 쭉 뻗어 홈베이스를 터치한 것. 3-2 2사 1루가 돼야할 게 4-2가 돼버렸다. 한화가 최종 5대4로 승리했으니, 이 점수의 가치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듯.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일단 박동원의 본헤드 플레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너무 확실한 아웃 타이밍인 나머지, 상대 주자가 일찌감치 포기할 거라 지레짐작을 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기본을 지키는 플레이라면, 상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게 아니라 먼저 움직여 팔이든 상체든 태그를 하는게 맞았다.
박동원이 베테랑 손아섭을 배려하다 생긴 일일 수도 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밀고 들어오는데 태그를 하려고 하면, 얼굴 등에 강하게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어차피 아웃'이니 그걸 배려해 안전하게 태그를 하려 한 걸 수 있는데, 손아섭이 이를 이용한 상황일 수 있다.
왜 그런 플레이를 한 건지는 박동원 본인의 얘기를 들어보기 전에는 100%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을 듯. 확실한 건 어떤 이유에서든 안일한 플레이였다는 지적에 특별히 할 말이 없어보인다는 점이다.
상위권 경쟁은 0.5경기 승차로도 순위가 갈릴 수 있다. 이 1점이 향후 어떤 '나비 효과'를 일으키게 될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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