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중국 팬들의 몰상식한 행동에 구단과 감독의 근심만 늘고 있다.
중국의 넷이즈는 20일(한국시각) '청두 룽청 팬들이 허난 선수단과 싸우고, 물병을 던졌다는 소식이 있다.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는 19일 청두에서 열린 중국 FA컵 4강전 허난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3대4로 패하며 탈락했다. 서 감독은 최근 2025~2026시즌 ACLE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하며 ACLE 진출권을 획득해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아쉽게도 FA컵 우승 도전은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탈락보다 더 큰 문제는 청두 팬들의 행동이었다. 청두 팬들은 패배 후 허난 코칭스태프, 선수단, 팬들과 충돌했다. 일부는 경기장 안으로 물병을 던졌고, 이 물병이 허난 팀 관계자의 머리에 맞기도 했다. 일부는 원정을 온 허난 팬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넷이즈는 '청두 팬이 물병을 던져 허난 팀 선수단의 머리를 때리는 장면이 생중계 화면에 잡혔다. 청두 팬 중 한 명은 관중석에서 뛰쳐나왔다. 허난 선수들과 충돌할 뻔했지만, 경비원이 이를 저지했다. 많은 누리꾼이 청두 팬들의 과도한 행동을 비판했다'라고 전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팬들의 행동이 문제가 된 것은 올 시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청두와 톈진의 경기에서는 중국 대표팀 선수인 웨이스하오를 향해 일부 중국 팬들이 지나친 욕설을 범하며 논란이 됐다. 팬들은 경기 전부터 웨이스하오를 도발했으며, 선을 넘은 일부 팬들이 웨이스하오의 가족을 욕하는 구호까지 내뱉었다. 웨이스하오 또한 물러서지 않고 관중석으로 향해 팬들에게 내려오라고 소리치기도 했으나, 동료들이 그를 말렸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일부 팬들의 폭언은 더 심해졌다.
청두가 0-2로 뒤진 후반 막판 웨이스하오가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터트리자, 그의 아내를 비난하는 폭언이 또 쏟아졌다. 웨이스하오는 관중석으로 향했고, 심판은 경고를 꺼내들었다. 이미 경고가 있었던 웨이스하오는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톈진 팬들은 그를 조롱했다. 서정원 감독이 그를 위로했지만, 웨이스하오는 고개를 떨구고 눈물과 함께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이후 중국축구협회는 이러한 행동을 엄격하게 규제하겠다고 밝혔기에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엄중한 징계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팬들의 몰상식한 행동과 함께 청두 구단과 서 정원 감독은 팀에 대한 징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