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경쟁에 강력한 후보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 크리스토퍼 산체스다. 산체스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는 압도적인 피칭을 펼치며 6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교체된 뒤 불펜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필라델피아의 새로운 에이스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필라델피아 에이스는 잭 휠러다. 그런데 그는 지난 17일 '오른쪽 상지 혈전(Right upper extremity blood clot)' 진단을 받고 15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팔 윗부분에 정맥이나 동맥에 혈전이 생겨 혈액의 흐름이 원할하지 않다는 것이다.
올시즌 복귀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휠러는 올시즌 27경기에서 149⅔이닝을 투구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2.71, 195탈삼진, WHIP 0.94를 기록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폴 스킨스 다음으로 유력한 NL 사이영상 후보다.
이제 그 바통을 산체스가 이어받아 로테이션을 이끌어야 한다. 산체스는 이날 경기 후 "누구도 마운드에서 휠러의 자리를 대신 할 수는 없다. 우리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라고 했다.
산체스는 이날 27타자를 상대로 26명에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96.3%로 2000년 이후 따지면 역대 필라델피아 투수 중 15타자 이상 상대 기준으로 최고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클리프 리가 2009년 9월 2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마크한 94.1%(17타자 중 16명)다.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솔직히 이전에 그렇게 잘 던지는 경기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정말 잘 던졌다. 커맨드가 뛰어났고, 효과적으로 던졌는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좋았다. 탁월한 선발 경기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 JT 리얼무토는 "내가 보기에 산체스는 최근 2년 동안 에이스에 가까웠다. 분명히 휠러가 우리 1선발이지만 산체스의 경우 어느 팀을 가도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그는 뛰어난 구위를 보여왔는데 올시즌 특히 잘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위력적인 공을 뿌릴 것 같다"며 "우리는 휠러를 잃었다. 그 누구도 휠러를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팀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 로테이션은 최고"라고 밝혔다.
산체스는 6월 1일 이후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 1위다. 2위가 스킨스인데 그는 같은 기간 14경기에 등판해 2.1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산체스는 올시즌 25경기에서 157이닝을 던져 11승4패, 평균자책점 2.46, 169탈삼진, WHIP 1.10, 피안타율 0.227을 기록 중이다. NL 다승 공동 5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5위, 투구이닝 2위에 올라 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산체스는 작년 풀타임 로테이션을 처음 소화, 31경기에서 11승9패, 평균자책점 3.32를 올리며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올초 4년 225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필라델피아는 휠러가 빠졌지만, 산체스를 비롯해 레인저 수아레즈(9승6패, 3.25, 111탈삼진), 애런 놀라(1승7팽, 6.92, 56탈삼진), 타이후안 워커(4승6패, 3.34, 65탈삼진), 헤수스 루자르도(11승6패, 4.21, 158탈삼진) 등 5인 로테이션이 여전히 탄탄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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