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NL 서부지구 패권을 향한 라이벌의 혈투가 흥미롭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지구 선두를 탈환했다.
샌디에이고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 3연전 2차전서 선발투수 네스터 코르테스의 빛나는 호투를 앞세워 5대1의 완승을 거뒀다.
이번 3연전 첫 2경기를 포함해 5연승을 질주한 샌디에이고는 74승56패를 마크, 다저스(73승57패)를 1게임차로 제치고 지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샌디에이고가 서부지구 단독 1위를 점령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열흘 만이다.
반면 이번 3연전을 앞두고 1게임차 선두였던 다저스는 이틀 연속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올시즌 샌디에이고와 맞대결에서 8승4패의 우위를 지켰지만, 시즌 마지막 일전서 밀린다는 건 치명적이다.
승리의 일등공신인 코르테스는 샌디에이고가 지난 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영입한 좌완 베테랑 선발이다. 코르테스는 6회 1사까지 16타자 연속 범타, 즉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는 등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이후 가장 빛나는 피칭을 펼치며 이적 후 4경기 만에 첫 승의 쾌거를 이뤘다.
81개의 공을 던진 코르테스는 직구 구속이 최고 92.1마일, 평균 90.1마일에 그쳤지만, 커터, 스위퍼,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다저스 막강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오타니와의 3차례 맞대결에서 헛스윙 삼진, 우익수 뜬공, 중견수 뜬공으로 KO승을 거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오타니와의 통산 상대 성적에서 15타수 2피안타(0.133)의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갔다.
샌디에이고는 4회말 1사 만루서 라몬 로리아노의 2타점 적시타,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선취하며 리드를 잡았다. 다저스가 8회초 대타 알렉스 프리랜드의 우중간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하자 이어진 8회말 1사 2,3루서 잰더 보가츠가 우측 2루타를 터뜨려 5-1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런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반 이해하기 힘든 대타 작전을 펼쳐 또 눈총을 샀다. 1-3으로 추격한 8회초 2사후 미구엘 로하스 대타로 마이클 콘포토를 내세운 것. 콘포토는 전날까지 타율 0.185(341타수 63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규정타석에 살짝 미달돼 있을 뿐, 사실상 전체 타자들 중 타율 꼴찌다.
그런데 로버츠 감독은 앞선 6회초 1사후 타석에서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코르테스를 라인드라이브 우전안타로 두들긴 우타자 로하스 대신 좌타자를 올린 것이다. 상대 투수가 좌완 아드리안 모레혼임에도 불구하고.
콘포토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투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모레혼의 4구째 87.3마일의 낮은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것도 힘차게 돌린 게 아니라 타이밍을 빼앗긴 체크스윙이었다.
지난 겨울 1년 1500만달러(약 208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콘포토는 여전히 주전 좌익수로 출전 중인데, 이날은 선발라인업서 빠졌다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는 4이닝 2안타 4볼넷의 난조를 보여 3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다저스 간판들인 오타니, 무키 베츠, 윌 스미스, 프레디 프리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로 이어진 1~5번 타선은 합계 1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