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하늬(42)가 '애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하늬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이해영 극본, 연출)의 화상 인터뷰에 임했다. 이하늬는 "80년대 작품이나 인터뷰를 많이 봤고, 감독님이 워낙에 꼼꼼하시다. 그래서 말투나 서울 사투리도 어떤 강도로 녹여낼지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던 것 같다. 제가 사실 여배우로 살지만, 평소에도 그렇게 살지는 못하는데 희란은 여배우라는 태도를 가진 사람으로 평소에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80년대에 약간은 과장되는 인터뷰톤과 연기톤의 결과 향수를 살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하늬는 "저도 1980년대에 이제 '응애'하면서 태어난 시절이라 저도 사실은 '애마'르 ㄹ본 적은 없다. 성인이 돼서 처음으로 '애마'를 보기도 했고, 굉장히 수위가 높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높고 어떤 부분은 그러지 않고 색달랐다. 찾아보면서도 재미있게 작업을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모든 작품이 애정이 있지만, 특별히 '애마' 같은 작품은 2025년의 '애마'가 나온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있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을 살아가는 여배우로서 진짜 세상이 많이 변했고, 우리가 조금 소수자라고 할 수도 있고,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이제는 이걸 목소리를 높여서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반가움,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이런 작품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도 시청자들이 1980년대 충무로를 보면서 글로벌 시청자들이 어떻게 이 작품을 볼지 궁금증도 크고 설레기도 한다"고 했다.
이하늬는 이어 "저도 처음에 감독님이 '애마'라고 얘기를 하셨을 때 그 제가 알고 있는 영화를 채 보지는 못했지만, 상징적인 것들이 한 번 보겠습니다. 대본을 주시면 보겠습니다. 라고 얘기했다. 덥석 '제가 하겠습니다' 이런 얘기가 안 나오고 열심히 읽어보겠다고 하고 대본을 봤는데, 일단은 너무 재미있었다. 저는 사실 그 재미가 중요한 사람인 것 같다. 대본을 봤을 때 이건 후루룩 넘어가는 대본이 있고, '앞에 뭐라고 했더라?'하고 다시 넘어가는 대본이 있는데 애마는 어떻게 이렇게 리메이크라기도 그렇고 25년의 애마를 내놓을 생각을 했을까, 정말 브릴리언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던 것 같다. 작가로서도 참 좋은 작가구나. 하면서 그 대본을 본 것 같다. 그런데 자극적인 것에 오히려 초점이 안 맞춰져서 할 수 있던 것 같다. 오히려 베드신이 있는데, 제가 그렇게 처음 그런 과감한 베드신? 제 나름대로는 과감한 베드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걸 할 수 있던 것도 오히려 여성을 진짜 소비적으로, 그 베드신을 사용했다면, 구중호의 전적처럼 사용했다면 너무 불편했을 것 같다.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앵글로 어떤 비유로 보느냐에 따라 정말 달라지는 게 작품이고 영화다 보니까, 진짜 건강하고 무해한? 그래서 더 과감하게 연기하고 좀 더 자유롭고, 성에 대해서도 조금 더 편안하고 건강하고 캐주얼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또 "로컬한 소재지만, 애마가 관통하는 지점은 그것 같다. 누군가 어디서든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은 이야기든 큰 이야기든 어디서든 그런 일들이 끊임없이 있는데 80년대 새로운 세상이라고 사람들은 막 올림픽도 있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 뭔가 새로울 거라고 기대했지만 여전히 세상을 살아내야 하고 우리는 삐삐가 되어야 하고 다난해져야 한다는 것은 어디서든 존재하는 것 같다. 세상이 점점 좋아지지만, 부조리와 잘못된 것을 내가 그냥 침묵하지 않고 내선에서 끝내지 않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 단계 인간이 진일보하는 게 어려운 일이잖나. 그래서 애마가 판타지 같은 요소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누군가 이런 선택을 하고 이런 과감한 행보를 했다면 어땠을까. 몇 년 전에 미투 사건이나 여러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면서 그런 행보들이 문화적인 것도 바뀌고 사회적 시스템이 바뀌어가면서 스태프들이 일하는 시간들도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이 구현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누군가는 용기있게 발언을 해야 하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로컬한 소재지만 관통하는 포인트는 우리의 투쟁적 역사와 아직도 이어져 있는 연장선상의 것들이 관통한다면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애와 희란의 관계성은 '애마'의 주요 서사다. 이하늬는 정희란의 성장 포인트에 주목했다면서 "희란은 4부 초반에 주애를 맞닥뜨리면서 놀라기도 했고, 부당한 일을 겪으면서도 그게 익숙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던 것 같다. 부당함을 당하더라도 시스템 안에서 문화적으로 강요당하고 계속 그게 굳은살처럼 박히면 부당하다고 언젠가 얘기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은데 희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는 타협할 수도 있고, 그냥 진짜 잃고 싶지 않아서 지키고자 하는 것들 때문에 침묵했다면, 그 기점으로 해서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겠다는 결단이 생기지 않았나, 그 안에 주애나 미나, 구조와 제작사, 애마부인의 촬영기 같은 것들이 희란에게도 성장기의 전환점이 되는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하늬는 "희란이 꼿꼿하게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있다가, 희란에게 주애라는 새로운 인물이 자극 포인트가 되고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주애와의 접점을 만들게 되는 것 같다. 내 안에 나와 비슷한 부분, 내가 처음에 연기했을 때의 부분을 주애를 바라보며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여자 배우로서 그런 것에 동질감을 느끼고 연민을 갖게 되기도 하고, 연대하기도 하고. 사실은 여자들끼리만 적대하지 않고 연대해도 세상이 1도 올라갈 거라는 얘기를 누가 하더라. 진짜 그런 느낌이 현장에서도 느껴졌다. (방)효린 씨도 점점 마음을 열고 함께 호흡하고 '아 너 정말 연기에 진심이구나. 너도 연기 너무 잘하고 싶구나. 진짜 진심인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됐을 때, 그 사람과 내가 혼연일체되는 느낌을 효린 씨와도 주고받으며 연기했다. 그래서 연기할 때 신이 끝나고 안아주기도 하고, 그런 게 너무 자연스럽게 됐던 현장이기에 수개월 작업하며 천천히 연대가 깊어진 현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하늬는 극중 톱스타 정희란을 연기하면서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