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박람회 'Pet Fair Asia'에서 문신이 새겨진 털 없는 개가 등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개의 주인은 문신 시술 시 마취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자랑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소셜 미디어 '샤오홍슈'에 따르면 지난 22일 박람회에 참석한 관람객이 촬영해 게시한 영상에는 털 없는 개가 등에서 앞다리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용 문신을 포함해 여러 개의 컬러풀한 문신을 몸에 새긴 모습이 담겼다.
개는 금목걸이와 손목시계까지 착용하고 있었으며, 주인은 관람객들에게 사진 촬영을 권유하며 "개가 전혀 아파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며 개의 목덜미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방문객들은 개가 명백히 불안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 관람객은 "개가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고 말했고, 다른 이는 "부스 운영자가 간식을 줘도 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는 개의 다리에서 상처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행사 주최 측은 해당 개의 주인에게 박람회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문신을 시술한 타투이스트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신은 지난해 6월에 시술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개 주인의 문신 요청을 거절했지만, 주인이 멕시코산 털 없는 개는 통증에 둔감하다고 주장하며 수 차례 요구해 반려동물 병원에서 시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투이스트는 "그가 개를 자식처럼 생각했고, 문신을 하면 더 멋져 보일 것이라고 했다"며 "당시에는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회복 과정은 걱정됐다"고 말했다. 시술에는 일회용 도구가 사용됐으며, 액체 마취제를 투여했다고 덧붙였다.
시술 내내 주인은 개를 달래는 역할을 했고, 수의사가 소독과 절차를 관리했다고도 했다.
그는 "개나 온라인 시청자에게 상처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타투이스트는 개가 바늘 자극을 견딜 수 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피부가 얇고 지방과 근육이 적은 부위, 특히 손목은 신경이 밀집돼 있어 훨씬 더 고통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많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통증에 둔감하다고? 당신에게 마취를 하고 몸을 찢어도 괜찮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고, 다른 이는 "말을 못 한다고 고통이 없는 게 아니다. 명백한 학대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주인은 비인도적이다. 이런 사람에게서 태어난 개가 너무 불쌍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