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보스턴 레드삭스가 결국 칼을 꺼내 들었다.
지난 겨울 1년 2105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영입한 우완 워커 뷸러를 방출했다. 뷸러는 지난해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다. 시즌 후 다저스와 재계약하지 못하고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보스턴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뷸러를 방출하고 톱 유망주 좌완투수인 페이튼 톨리를 트리플A에서 불러올렸다.
지난해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인 톨리는 올시즌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해 더블A를 거친 뒤 트리플A에 올라 최근 3경기에서 15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60, 17탈삼진을 기록했다. 올해 시즌 성적은 20경기(선발 18경기), 91⅔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3.04. 133탈삼진. 톨리는 이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NL 사이영상 유력 후보인 폴 스킨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뷸러는 올시즌 22경기에서 112⅓이닝을 던져 7승7패, 평균자책점 5.45를 마크했다. 보스턴이 기대했던 기량을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4이닝 4안타 2실점한 뒤 불펜으로 강등된 뷸러는 25일 뉴욕 양키스전에 6회 2사후 구원등판, 2⅓이닝 2안타 2실점하며 또 부진을 보였다. 2-5로 뒤진 9회초 1사 1루서 재즈 치좀 주니어에게 우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크레이그 브리슬로 보스턴 사장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정말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뷸러는 오랫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훌륭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부상 때문에 부진이 길어졌지만 우리 로테이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게 안돼 불펜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 했는데 현재로서는 팀에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뷸러는 지난해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5이닝 2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내며 다저스가 시리즈를 3승으로 앞서 가도록 한 뒤 5차전에서는 9회말 마무리로 등판해 세 타자를 땅볼, 삼진,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하며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FA가 되자 다저스 구단은 냉랭했다. 다년계약은 물론 퀄리파잉 오퍼(QO)조자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보스턴이 QO와 같은 금액으로 1년 계약을 제안하고 2026년을 상호 옵션으로 설정해 새 둥지를 틀게 됐다. 그러나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일관하다 보따리를 싸는 신세가 됐다.
보스턴이 지명할당조치(DFA)가 아닌 방출(release)을 선택한 것은 뷸러가 하루라도 빨리 새 팀을 찾으라는 배려.
브리슬로 사장은 "뷸러가 어떤 선수이고 그동안 어떤 일을 이뤘는지를 우리는 존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해 그에게 가장 공정한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뷸러는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은 그는 첫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한 2019년 30경기에서 182⅓이닝을 던져 14승4패, 평균자책점 3.26, 215탈삼진을 올리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2020년 단축시즌을 거쳐 2021년에는 33경기에 선발등판해 207⅔이닝 동안 16승4패, 평균자책점 2.47, 212탈삼진을 올리며 NL 사이영상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2년 팔꿈치 부상이 발생해 결국 그해 여름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2023년까지 쉬었다. 작년 복귀해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38을 마크하며 다저스의 신뢰를 잃고 말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