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LA다저스 유틸리티맨 김혜성의 '가을 잔치'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나와 '아드레날린 질주'로 결승득점을 올린 김혜성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를 앞두고 로스터 잔류와 탈락의 기로에 서 있다. 워낙 앞선 와일드카드시리즈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여준 활약이 미미한 탓이다. 현지에서는 탈락과 잔류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만큼은 사실로 보인다.
김혜성은 올해 첫 메이저리그 시즌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5월 4일 빅리그로 콜업된 이후 기대 이상의 방망이 솜씨와 기대만큼의 수비능력을 동시에 보여주며 '장기 체류'에 성공했다.
비록 7월말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들어가는 바람에 순항이 일시 중단됐지만, 전반적으로 볼때 성공적인 데뷔시즌이었다고 평가할 만 하다. 김혜성은 올 시즌 MLB 정규리그에서 71경기에 나와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OPS 0.699를 기록했다. 유틸리티맨(백업요원)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덕분에 지난 9월초 복귀 이후 출전빈도가 확 줄었지만, 다저스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합류할 수 있었다. 김혜성은 데뷔 시즌부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쾌거를 이뤄낸 셈이다.
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김혜성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에 이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3차전까지 전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워낙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탓도 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리즈 막판때와 마찬가지로 김혜성을 철저히 벤치에만 봉인해뒀다.
그러던 김혜성은 지난 10일 디비전시리즈 4차전 경기 막판에야 겨우 출전기회를 얻었다.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후 토미 에드먼이 안타를 치자 김혜성을 1루 대주자로 투입했다. 이어 2사 만루 때 3루 주자였던 김혜성은 앤디 파헤스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전력질주해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사실 이 질주는 기본기를 잊은 실수에 가까웠다. 김혜성은 슬라이딩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처음에는 홈베이스를 밟지도 못했다.
상대 투수 오리온 키커링의 악송구가 아니었으면 김혜성은 아웃될 뻔했다. 때문에 현지 매체에서는 '김혜성은 오직 아드레날린에 의존해 달렸다. 극도의 압박과 긴장감 속에 달릴 때는 기본적인 것도 잊을 수 있다'고 묘사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실수는 부각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실력적인 면에서 큰 인상을 남겼다고 볼 순 없다.
이로 인해 김혜성은 14일부터 시작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로스터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다저스는 로스터 조정을 반드시 해야 하는 변수가 생겼다. 불펜 투수 태너 스캇이 종기 수술로 챔피언십시리즈에 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다저스가 스캇의 공백을 메우며 투수 1명을 추가해 총 12명으로 챔피언십 시리즈를 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스틴 로블레스키와 벤 카스패리우스의 합류가 유력하다. 다저스의 약점이 불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있는 전망이다.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1명의 투수를 운용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투타 겸업으로 따로 분류됐다.
투수가 12명으로 늘어난다는 건 야수에서 1명이 빠진다는 뜻이다. 이 후보로 현재 김혜성이 유력하게 언급되는 분위기다.
LA 지역매체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서 다저스를 담당하는 빌 플렁킷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가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 변화를 줄 전망이다. 다저스는 투수 한 명을 추가하면서 야수 한 명(김혜성 또는 저스틴 딘)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김혜성의 활용도가 극히 미미하다는 점 때문에 '탈락 1순위 후보'로 등장한 것이다. 대주자 1회 등장, 상대 송구 실책에 편승한 득점이 앞선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라 딱히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김혜성이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저스네이션은 김혜성의 잔류를 예상했다. 투수가 1명 늘어나고, 야수가 1명 줄어들 것이라는 기본 틀은 동일하다. 다만 이 매체는 로스터 탈락 유력후보가 포수 달튼 러싱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3번 포수'인 러싱도 앞선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단 1경기에만 대타로 나온 게 전부다. 9일 필라델피아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때 9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대타로 등장했지만,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혜성과 비교해 크게 다를 바 없는 성적이다.
결국 김혜성과 달튼 중에 1명이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김혜성이 50% 확률의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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