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말 축하할 일인데, 하아..."
두산 베어스는 20일 제12대 감독으로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을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김 감독이 유력 후보군이라는 것, 조성환 감독대행과 2파전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는데 두산의 선택은 김 전 감독이었다.
사실 김 감독의 최근 호칭은 국가대표팀 투수코치였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해 KBO는 올해 초 류지현 감독을 선임했고, 류 감독은 투수 파트를 이끌 적임자로 김 감독을 택했었다.
SSG 감독이 되기 전 투수코치로 이름을 날렸었고, 또 SSG 감독으로 2022 시즌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프로팀 현역 투수코치가 대표팀 코치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대표팀에 집중하기 힘들 수밖에 없고 '야인' 가운데 투수코치로 일할 수 있는 지도자 중 김 감독은 거의 최고 수준 적임자였다. 다른 파트도 중요하지만 국제대회, 그리고 단기전에서는 특히 투수 운용이 절대적으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상황을 놓고 보면, 류 감독에게 김 감독은 누구보다 든든한 파트너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주게 됐다. 모든 지도자의 꿈 프로팀 감독직인데, 보내주지 않을 수 없다.
류 감독 역시 대표팀 감독이 되기 전 LG 트윈스 감독으로 활약했었다.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안다. 류 감독은 "두산 감독 선임에 대한 얘기가 나오길래 '결정이 되면 꼭 먼저 알려달라'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래야 후임자 착수 등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표팀은 당장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내달 8일 체코와의 평가전 두 경기를 치른다. 투수코치 없이 경기를 할 수 없고, 하루라도 빨리 선임을 해야 류 감독과 선수들에 대해 논의하며 체코-일본 평가전을 준비할 수 있다.
실제 김 감독은 두산과 사인을 하고 나서, 류 감독에게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렸다. 류 감독은 "정말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도 류 감독은 "정말 축하할 일인데, 하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김 감독의 빈 자리를 대체할 만한 지도자를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다. 류 감독은 "지금부터 찾아야 한다. 일단 KBO와 상의하고 있다. KBO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당장 야인 중 마땅한 인물이 없다면 현 프로팀 코치 중 선택을 해야하는데, 가장 현장 감각이 살아있고 경기 중 상황 판단을 잘 할 수 있는 1군 메인 코치를 영입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WBC가 열릴 3월은 각 팀이 프링캠프를 끝내고 시범경기에 들어가야 할 시기다. 팀 메인 투수코치가 시즌 준비를 위해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때라는 의미다.
과연, 어떤 지도자가 내년 WBC 투수진을 이끌 중책을 맡게 될까. 김 감독 경사 속에, 대표팀은 살짝 골치가 아파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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